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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인 몸값 차이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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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가 12일 메이저리그 통산 65홈런을 친 제레미 허미다(30)와 계약했다. 허미다는 마이애미 말린스 등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632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7리, 250타점을 기록한 수준급의 선수다. 일본 언론들이 추정한 허미다의 계약 조건은 1년 연봉 6000만엔. 한화로 약 5억6000만원.

세이부 라이온즈도 이날 새 외국인 투수 르브랑과 내야수 세라테리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전 LA에인절스 출신 르브랑은 메이저리그 통산 21승의 좌완 선발 투수다. 세라테리는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르브랑은 1년에 1억2000만엔(약 11억원), 세라테리는 1년에 7200만엔(약 6억7000만원)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발표했다.

요코하마 DeNA는 이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풀린 외국인 타자 호세 로페스를 2년에 연봉 1억5000만엔(약 13억9000만원, 추정액)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한신은 최근 올해 타점왕 마우로 고메스(30)와 재계약을 했다. 2년에 연봉 2억엔. 올해 연봉 8500만엔에서 230% 정도 인상됐다.

최근 국내 야구팀들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을 살펴보자.

롯데는 외야수 짐 아두치와 총액 65만달러(약 7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한화는 최근 나이저 모건과 계약금과 연봉 포함 총액 70만달러(약 7억7000만원)에 합의했다. 삼성이 우완 선발 피가로를 영입하면서 발표한 총액도 70만달러다. 넥센은 좌완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영입하면서 옵션 포함 총액 38만달러(약 4억2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삼성과 두산은 최근 내야수 나바로, 우완 선발 니퍼트와 협상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 모두 이미 국내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A급 선수들로 높은 연봉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최근 토종 FA들의 대박 계약에 자극을 받았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KBO는 올해초 유명무실해진 외국인 선수 연봉의 상한선을 풀었다. 이후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은 예전 상한선 3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엔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가 돼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에 제한이 없는 일본은 계약 첫 해 외국인 선수에게 그리 많은 돈을 주지 않았다. 다수의 경우가 1억엔을 잘 넘지 않는다. 단 앤드류 존슨 같은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이력을 가진 선수는 3억엔(약 27억원)을 받기도 한다.

일본야구는 대신 데뷔해에 좋은 성적을 낸 외국인 선수는 2년째 재계약할 때 껑충 뛰어오른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구단 단장은 "이제 국내무대에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일본 쪽으로 가는 선수들과 비슷해진 측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이 일본에 거의 육박했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일본은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자유롭기 때문에 외국인 에이전트들이 협상 과정에서 버티기 작전을 펼쳐 선수 몸값을 인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야구는 외국인 선수가 3명(kt는 4명)으로 제한하고 있고, 그 중에서 외국인 타자를 1명씩 보유하도록 묶어두고 있어 시장가가 높게 형성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시아 쪽으로 올 수 있는 외국인 선수 풀은 제한적이라고 한다.

국내 구단끼리 특정 선수를 놓고 서로 경쟁하다가 몸값이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몇 구단에 오퍼를 던져 몸값 상승을 부추기기도 한다. 국내야구의 토종 자원은 풍부하지 않다. 스카우트들은 제2의 류현진을 발굴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산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도 어렵고 또 키우는 시스템도 약하다. 구단들은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경기력의 질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또 우승이 최대 목표인 만큼 전력을 끌어올리고 싶어 한다. 팀간 선수 트레이드나 FA 이적도 적극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다보니 외국인 선수 쪽으로 돈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한국이 더 좋은 기량을 갖춘 외국인 선수를 찾다보니 일본으로 향하던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구단들이 제시하는 금액 등 조건도 만만치 않다.

일본 프로야구는 한국 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예산은 물론이고, 관중 규모도 국내야구에 비해 3배 이상이다. 한국 보다 2팀이 많은 12개팀으로 한해 평균 총 관중은 2100만명에서 2200만명 정도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