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를 떠나 김동주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까.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유력한 최종 행선지로 점쳐졌던 kt 위즈 입단이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김동주의 kt의 만남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최근 입단과 관련된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지만, 양측이 최종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한 시대를 풍미한 타자, 베어스맨으로 인식되던 김동주는 현역 연장 의지를 밝히며 두산을 뛰쳐나왔다. 내년 시즌 1군에 합류하는 막내구단 kt행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kt 입장에서는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 1명이 급했다. 조범현 감독은 개인적으로 김동주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 4번타자 아니었나. 감독이 아닌 야구 선배 입장에서 명예로운 선수 생활 마지막을 하길 바랐다"라고 했다. 김동주에게도 kt는 좋은 팀일 수 있었다. 그동안 생활해온 서울에서 멀지 않은 수원이 홈이고, 다른 팀과 비교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조 감독이 발벗고 나섰다. 조 감독은 며칠전 김동주를 직접 만나 야구에 대한 의지, 각오 등을 들었다. 조 감독은 선수로서 몸상태, 기술적인 부분 등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합격 판정을 내렸다. "팀 케미스트리를 해칠 수 있다"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고, 조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스타로 잘 나갈 때, 한 때의 얘기다. 얘기를 나눠보니 큰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입단 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김동주가 사인을 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조율이 필요한 몇몇 사항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다. 구단도, 선수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김동주 입장에서는 현역 선수로서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팀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선수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하며 "함께 야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동주가 어느 팀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잘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kt 입단이 무산되면서 김동주의 차기 행선지가 어디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kt가 가장 유력한 팀이었는데, 결국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금까지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테스트 기회를 줄 수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응을 보였던 바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