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태호 PD 이적설에 방송가 '술렁'

by

MBC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 PD의 JTBC 이적설에 10일 방송가가 술렁였다. 김태호 PD가 MBC 예능국의 옛 동료들이 다수 일하고 있는 JTBC에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었다. 결과적으로 당사자들이 관련 보도를 직접 부인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그 여파는 상당히 컸다.

MBC는 김태호 PD의 이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이례적으로 MBC 예능본부가 직접 공식 보도자료까지 냈다. JTBC 역시 "인사팀에까지 확인했으나 김태호 PD 영입설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며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최근 몇 달간 방송가 안팎에선 김태호 PD의 이적설이 떠돌았다. '무한도전' 400회와 노홍철의 하차 등 큰 이슈들에 묻혀 잠시 가라앉아 있었을 뿐이다. 김태호 PD의 이적설은 잊혀질 만하면 한번씩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3년 전 종편 개국 당시에는 구체적인 계약금 액수까지 풍문으로 돌았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김태호 PD는 케이블과 종편의 영입대상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김태호 PD와 '무한도전'은 MBC 예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012년 상반기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무한도전'의 장기 결방에 MBC 경영진이 외주제작을 검토했지만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시청자들은 몇 달간 재방송을 보면서도 김태호 PD가 아닌 다른 PD가 만든 '무한도전'을 거부했을 만큼 애정과 지지를 보냈다.

'무한도전'이 예능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상징적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태호 PD다. 그래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적설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무한도전'은 내년에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기나긴 시간을 함께해온 책임감 때문에라도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사실 무근으로 드러난 이번 김태호 PD의 이적설이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고 좀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무한도전'이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유재석이 없는 '무한도전'만큼이나 김태호 PD가 없는 '무한도전'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무한도전'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호 PD는 "마지막에 대한 고민은 안 하고 싶고 가능하면 한 회라도 내가 먼저 하차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해봤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걱정을 덜어줬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젠가 막을 내려야 한다면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고 했다. 10주년에 대해서도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은 유지 보수 단계에 있다"며 "새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고자 하는 자존심이 저희를 더 가혹하게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홍철의 하차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무한도전'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이번 김태호 PD의 이적설이 그 사실을 또 한번 증명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