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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발 없다 하지 말고 잘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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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던질 선발투수가 없다.'

격변의 시기를 거친 롯데 자이언츠. 이제는 모든 것을 잊고 야구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 야구에 신경을 쓰자고 하니, 선수가 없다고 여기저기서 지적이다. 이종운 신임 감독의 한숨만 늘어간다.

야구의 가장 큰 무게중심은 선발 싸움으로 몰린다. 5선발 체계가 완벽히 돌아가는 팀이 정규시즌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롯데는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조용한 강자였던 장원준이 FA 자격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선발과 중간으로 마당쇠 역할을 하던 김사율도 kt 위즈로 갔다. 외국인 투수 유먼도 한화로 떠나보냈다.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과의 계약은 신중히 접근 중이다. 확실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투수는 송승준 뿐이다.

외국인 선수 2명에 송승준까지 하면 3명의 선발이다. 나머지 2자리를 채워야 한다. 하지만 외부 영입은 없었다. 두산에서 장원준의 보호선수로 선발 요원을 영입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다. 내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후보들은 충분하다. 롯데에는 유독 만년 유망주들이 많다. 당장, 내년 시즌 우완 정통파 이상화와 사이드암 배장호와 이재곤, 홍성민이 선발진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도 있다. 꽃미남 투수 김원중이 3월 군에서 전역한다.

중요한 건 롯데의 자세다. 올해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고, 현장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야 한다. 현재 상태로는 롯데의 미래를 짊어질 선발투수를 키우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선수를 키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몇 경기 부진하더라도 꾸준히 기회를 줘야 한다.

그동안의 롯데를 보자. 왜 유망주 투수가 성장할 수 없었는지 답이 나온다. 성적에 너무 집착했다. 기회를 주고서, 한 경기 부진하면 바로 기회를 박탈했다. 그리고 또 필요할 때 그들을 찾았다. 어린 선수들이, 어렵게 잡은 기회를 잡으려고 긴장하니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2010년 깜짝 활약을 했던 이재곤과 김수완(현 두산), 그리고 강속구 투수로 항상 아쉬움을 남겼던 진명호 등이 이와 같은 케이스에 속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 홍성민 6경기, 이상화 4경기, 배장호 2경기에만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정말 누가봐도 1군에서 통할 구위와 제구가 아니다'라고 하면 선발 경쟁을 이겨낸 선수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줘야한다. 당장 올시즌 뿐 아니라 롯데의 향후 10년 운명이 갈릴 수 있는 중요 과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