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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제품 해외서 잇단 파손 사고, 한국에서는 '조용히'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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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 표기, 고가 판매, 채용 '갑(甲)질'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이번엔 제품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해외에서 강화유리가 상판인 테이블이 잇따라 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해외 이케아 측은 해당 사고에 대해 사과와 유감을 표하며 구입가 이상의 보상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신속한 모습을 보였다. 제품의 하자를 인정한 모양새다.

그런데 스포츠조선이 확인한 결과 같은 제품이 이케아코리아의 홈페이지에서도 판매 중이어서 이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오는 18일 국내 1호점을 오픈하는 이케아가 이 같은 제품하자 논란, 리콜 대책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서 사고 난 제품 국내서도 판매

"마치 총소리가 나는 듯 했다"

영국 에섹스주 바즐던에 사는 닉 호지스씨(41)는 이케아 유리 테이블이 저절로 깨진 것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사고가 일어난 때는 지난 23일(한국시간) 오전. 호지스씨의 12세 아들 아담의 방에 설치된 이케아 유리 테이블이 저절로 깨지면서 파편이 온 사방에 퍼졌다는 것.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거실에 있던 호지스씨는 총소리와 같은 굉음이 들리자 아들의 방으로 달려갔다.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이케아 테이블위 유리 상판이 깨지면서 수많은 파편들이 벽과 바닥으로 흐트러졌고, 테이블 위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기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파손이 된 테이블은 그가 지난해 60파운드(약 10만원)를 주고 인근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난방용 라디에이터 부근에 설치된 테이블이 온도 변화를 겪으면서 수축과 팽창으로 인해 유리가 파손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케아 측은 즉시 사과를 하고 그에게 100파운드(약 17만원)의 보상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이케아 대변인은 "제품 안전은 항상 우리의 최우선 가치"라며 "해당 제품의 디자인, 재질, 제조과정 등의 오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케아 유리 테이블의 파손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에 앞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이케아 테이블 위에 설치된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유리에 불순물이 들어가는 등의 제조 공정상 하자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이케아측은 "공급받고 있는 유리는 철저한 조사를 거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결함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에는 최근 3년간 이와 유사한 이케아 테이블 유리 파손 사고가 20건 이상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이케아측은 "제품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강화유리는 충격을 흡수하게 된다"며 "따라서 제품이 충격을 계속 흡수하게 되면 몇 시간, 혹은 몇 달이 지난 후에는 작은 충격조차 견디지 못하고 깨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제품은 영국에서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리콜 관련 소식, 한국에서는 몰라도 돼?

한국 이케아는 영국에서 사고가 발생한 유리 테이블을 10만9900원에 판매중이다.

해당 제품을 클릭하자 강회유리라는 문구와 함께 홈페이지 하단에 '취급주의! 가장자리가 손상되었거나 표면이 긁혔을 경우 갑자기 유리가 깨질 수 있습니다. 단, 날카로운 파편이 아닌 작은 조각으로 깨집니다. 측면으로 부딛히지 않도록 해 주세요. 측면이 가장 취약한 부분입니다'라는 추가 정보가 게시됐다.

하지만 강화 유리라는 말만 믿고 구입을 하려는 소비자들은 선뜻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일반 유리보다 튼튼하다고 믿고 구입한 강화유리가 그렇게 쉽게 깨지느냐다.

또한 한국 이케아는 다른 국가 이케아와 달리 홈페이지에 '리콜' 관련 공지사항을 게시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은 모두 게시하고 있다.

특히 다른 국가 이케아 홈페이지에는 최근 5년간 리콜 조치한 사항을 공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 홈페이지에는 리콜 관련 게시판조차 없다. 이에 대해 한국 이케아 관계자는 "조만간 리콜 게시판을 만들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 이케아는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중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예컨대 '후르달 침대'의 경우 한국에서 75만9000원에 판매중이지만 미국에서는 549달러(약 6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스코카뷔' 3인용 소파도 한국에서 89만9000원, 미국에서는 약 66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판매 제품의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최대 1.6배까지 비싸게 책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이케아가 한국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한 고객)' 취급한다는 비난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격 차별화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케아 제품 가격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조만간 이케아의 국내·외 가구 판매가격을 비교·점검해 내년 2월쯤 발표할 방침이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가격 조사는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공정거래법 등에 따라 현장조사를 시행하고 위반 내용을 적시해 처벌하는 조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 이케아는 공정위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 제품의 가격은 각 나라마다 운송비, 유통경로, 세금, 운영 비용 등 다양한 요인을 모두 고려해 책정된다"며 "가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케아가 진출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매년 가격 인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