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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포항에 미안, 서울은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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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에 쓴 역전 드라마였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포항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4분과 39분 각각 터진 산토스, 정대세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1로 역전승 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정 지었던 수원은 짜릿한 승리로 시즌을 마무리 하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지난 2004년부터 이어진 포항 원정 무승(6무9패) 기록도 시원하게 털었다. 산토스는 이날 리그 14호골을 터뜨리면서 이동국(전북·13골)을 밀어내고 득점왕에 올랐다.

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2004년부터 포항 원정에서 이기질 못했다. 징크스를 깨자고 다짐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줘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선 우리가 오늘 동기부여 면에서 좀 더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의 자세다. 그래서 오늘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오늘 패배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이 좌절된 포항에 위로를 건넨다"고 했다. 또 "포항, 서울의 관계에 대해 개의치 않으려 했다. 우리가 하던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 했다. 0-1로 지고 있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게 우리가 올해 2위에 오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득점왕' 산토스에 대한 칭찬이 빠지지 않았다. 서 감독은 "산토스가 며칠 전부터 득점왕 문제로 굉장히 초조해 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만했다.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하는데 주력했다. '골보다 네 자신의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는데,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축하한다. 우리 팀에서 득점왕이 나오게 되어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수원은 다음 시즌부터 클래식과 ACL에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한다. 서 감독은 "올해 경기들을 철저히 분석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들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며 "예전처럼 ACL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다음 시즌 준비를 차분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