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은 멈췄지만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 최다연승 행진에는 쉼표가 없다.
전북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수원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두고 9연승을 달성했다. K-리그 클래식(2012년 이전 최상위리그 포함) 최다연승 타이기록이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울산과 성남이 각각 9연승을 기록했다. 전북은 시즌 최종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현대家 더비'를 갖는다. 10연승의 고지가 눈에 보인다.
전북의 최다연승 도전을 두고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례적으로 '자화자찬'을 했다. "솔직히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9연승을 이룬 선수들이 대단하다." 선수들을 칭찬하며 웃었다. "기록을 의식하지 말라"며 선수들에게 당부를 하는 최 감독이 이번 연승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험난했던 과정 때문이다. 그는 "정규리그 막판에 연승을 시작했다. 순위 싸움이 아주 치열한 시기였다. 스플릿리그로 나눠진 이후에도 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전보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고 강한 상대만 만나는 상황이라 연승이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고 했다. 스플릿 리그로 나눠진 뒤 치른 첫 경기에서 전북은 '난적' 서울을 원정에서 1대0으로 제압했고 제주와 포항, 수원을 차례대로 꺾었다.
다른 고비도 있었다. 최 감독은 제주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한 이후 치른 포항전과 수원전을 언급했다. 제주전을 치른 뒤 최 감독은 선수단에 3일간의 휴가를 줬다. 평소에는 경기 후 하루, 격렬한 경기를 치른 뒤에 이틀의 휴가 뿐이었다. 3일은 선수들에게 '장기 휴가'다. 포항전이 끝난 뒤에도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3일 휴가를 줬다. 여기에 우승 뒷풀이까지 더해졌다. 일정상 선수들에게 정상 경기력을 기대하는건 무리였다. 그러나 전북의 연승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최 감독은 "우승 뒷풀이도 하고 3일을 쉬어서 주전을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워낙 분위기가 좋으니 선수들이 이런 여건조차 극복해낸다. 수원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전승을 했다. 이게 우리팀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우승을 한 뒤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데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최 감독은 22일 수원전이 끝난 뒤 선수단에 또 3일의 휴가를 줬다. 전북은 26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상대가 울산이라 반갑다. 올시즌 전북은 울산에 2승1무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은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안방에서 치르는 시즌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과연 전북이 10연승의 기록과 함께 화려한 2014년을 마감할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