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의 한계다.
김보경(25·카디프시티)이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에서 이적을 모색 중이다. 김보경의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잉글랜드 무대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게 시야를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보경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직후 카디프를 떠날 계획이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의 강호 셀틱 등 여러 팀으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다. 고민 끝에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카디프의 잔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올 시즌 챔피언십 대신 리그컵 3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러셀 슬레이드 감독은 매 경기 대기 명단에 김보경의 이름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후반기에 출전 기회를 잡을 지도 미지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처지다.
김보경은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지난 두 시즌 간 카디프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중앙, 측면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폭넓은 활동량과 멀티 능력이 강점이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에서 두루 쌓은 경험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특별한 부상 없이 꾸준히 팀 훈련으로 몸 상태를 유지 중이다.
문제는 카디프다. 현재 중위권인 카디프는 승격 플레이오프권 도약을 위해 겨울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입전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이 필요한 처지다. 때문에 카디프가 높은 이적료로 김보경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2012년 김보경이 세레소 오사카를 떠나 카디프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는 44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전 시간 등을 고려하면 카디프가 똑같은 이적료를 손에 쥐긴 어렵다. 하지만 손해보는 장사를 감수할 지 미지수다.
김보경은 두 시즌 간 카디프에 기여하면서 구단과 원만한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선수와 구단의 셈법이 다른 이적시장에선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