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콜롬비아)를 내보냈다.
아가메즈 퇴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아가메즈는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첫 경기였던 삼성화재전부터 좋지 않았다. 26득점에 그치며 38점을 올린 삼성화재 레오에게 압도당했다. 이후에도 아가메즈의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삼성화재전 이후 7경기에 나왔다. 30점 이상 올린 경기는 1경기 밖에 없었다. 지난 4일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3점을 내는데 그쳤다. 16일 삼성화재전 출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아가메즈는 경기장에 나서지 못했다. 8경기 29세트에 출전해 165점에 그쳤다. 세트당 평균 5.68점이었다. 지난 시즌 세트당 8.01을 쏟아부었던 아가메즈는 온데간데 없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무릎 부상'이었다. 하지만 몸상태만 문제가 아니었다. 배구계 안팎에서는 이미 아가메즈의 마음이 한국에서 떠났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동료 선수들과의 불협화음도 감지됐다.
배구는 팀워크가 생명이다. 팀 내 불화는 독이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퇴출했다.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아가메즈의 퇴출은 공격력 약화로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 없이 치른 2경기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19일 한국전력전 패배에 이어 23일 대한항공전에서도 졌다. 삼성화재전 패배를 포함해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예상보다 빨리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3일 프랑스 출신인 케빈 레 룩스 영입을 발표했다. 케빈은 2m9의 장신에 파워가 넘치는 라이트 공격수다. 스파이크 타점은 3m65, 블로킹 높이는 3m45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CNVB와 AS칸에서 뛰었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는 이탈리아 1부리그 피아첸차에서 활약했다. 팀내 주포로 이탈리아 리그 득점 6위에 올라있었다. 9월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프랑스의 주포로 활약했다.
현대캐피탈이 케빈을 빠르게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원소속팀인 피아첸차의 재정난 때문이다. 치아첸차는 주전 선수들을 내보내며 그 이적료로 팀을 꾸리고 있다. 때문에 현대캐피탈의 이적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대캐피탈은 케빈의 등록 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케빈이 V리그에서 뛸려면 프랑스 배구협회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아 대한배구협회로 보내야 한다. 여기에 한국 정부로부터 취업비자도 발급받아야 한다. 이 작업은 최소 일주일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다음달 2일 구미에서 열리는 LIG손해보험과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케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LIG손해보험전 승리가 중요하다. 승리한다면 남은 3~6라운드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진다면 팀분위기 하락을 피할 수 없다. 김호철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 합류를 계기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3일)
▶남자부
대한항공(5승4패) 3-1 현대캐피탈(3승7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