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전을 3일 앞두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우승을 자신하는 FC서울과 성남의 '캡틴' 김진규와 박진포가 양 팀 사령탑의 설전을 이어받아 결승전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두 사령탑은 '별'을 두고 입씨름을 펼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이 먼저 "99%가 서울이 우승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성남이 서울보다 별 갯수가 더 많다. 별을 7개 달았다. 서울은 (별을) 몇개 달았죠?"라며 포문을 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화답했다. "K-리그에서 성남이 쌓은 업적은 존중한다. 하지만 서울이 별 갯수가 적어도 미래에는 우리가 더 많이 따낼 가능성이 높다. 그 꿈을 위해 이번 결승전부터 새 역사를 쓰겠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단 김 감독과 최 감독이 설전을 펼치자 양팀의 '캡틴'도 날카로운 창을 꺼내 들었다. 성남의 주장 박진포는 "결승전에 힘들게 올라와 영광스럽다. 결승전이 서울원정이다. 몇년동안 성남이 서울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징크스를 깨고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징크스 탈출을 외쳤다. 서울의 '캡틴' 김진규는 웃음을 보였다. "김학범 감독님이 별 이야기를 하셨는데, 옜날 얘기라 신경쓰지 않는다. 홈에서 성남에 계속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징크스가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박진포가 또 한번의 철퇴를 날렸다. 박진포는 '경계해야 할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동문서답을 했다. "진규형이 수비수이니 실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기자회견장에 웃음이 넘쳐나자 김진규는 '수트라이커'의 자존심을 내세웠다. 그는 "어제 생각해봤는데 성남에 있는 골키퍼들이 나한테 다 한골씩 먹었다. 공격에 나가서도 충분히 득점 시도를 해볼만 하다"고 응수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