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27·마인츠)의 이란행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당초 여권 만료일이 얼마남지 않아 요르단전만 치르고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박주호는 13일(한국시각) 입국허가서가 도착해 이란행이 가능해졌다.
박주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서 영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값진 병역 혜택을 얻으며 유럽 잔류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금메달을 땄다고 곧바로 병역 특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병역법상 '체육요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행정절차를 마쳐야 한다. 대상자는 약 보름간 국내에 머물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박주호는 아무리 늦어도 내년에는 군대에 가야 할 나이다. 따라서 여권 만료일은 불과 한 달 뒤인 올해 12월까지다. 박주호가 체육요원 신분을 인정받았다면 새로 여권을 발급받으면 된다. 그러나 박주호는 아시안게임 후 소속팀인 독일 마인츠에서 올시즌 일정을 소화하느라 국내에서 행정 절차를 밟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대다수 국가는 여권 만료일까지 6개월 이상 남은 외국인의 입국만을 허용한다. 요르단과 이란 역시 마찬가지다. 요르단의 경우 대한축구협회가 외교부와 공조해 박주호 입국에 대한 요르단 외무부의 허락을 받아냈다. 다른 선수들은 11일 모두 요르단 암만의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 짐을 풀었으나 박주호만 축구협회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출국, 12일 오전 1시께 암만에 도착했다. 대표팀의 중동 입성 첫 훈련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대표팀은 요르단보다 훨씬 폐쇄적인 이란이 박주호에게 예외를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란 축구협회가 외무부를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박주호는 대표팀의 이란 이동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입국허가서를 손에 쥐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