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 절차를 밟고 있는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김광현을 영입하기 위한 포스팅에 참가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제출한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고, 액수는 20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SNS에 '샌디에이고가 좌완 김광현에 최고 금액을 제출했는데 200만달러다. 1000만달러 수준을 원했던 SK 와이번스 구단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며 '이는 샌디에이고가 세계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징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SK 구단은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최고 포스팅 금액을 전달받았다. 금액을 확인한 SK 구단과 김광현 본인도 당황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서 SK 민경삼 단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SK의 역사를 쌓은 선수이기 때문에 합당한 선은 맞춰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해진 금액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SK가 내심 기대한 1000만달러선에는 한참 못미치는 액수다.
2012년말 LA 다저스가 한화 구단에 제시한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은 2573만7737달러였다. 당시 류현진이 포스팅 절차를 밟기 시작할 때 미국 언론의 평가도 그리 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적어냈다. 다저스는 한인 사회가 넓게 형성돼 있는 LA에서 류현진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시카고 컵스 등 포스팅에 참여한 구단이 여럿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광현에게는 왜 이런 금액이 나왔을까. 로텐탈 기자는 김광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가 많이 존재한다'고 했다. CBS스포츠의 마이클 허콤 기자는 '김광현의 직구는 90마일대 초반에서 96마일까지 나오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른 3가지 구종은 평균 정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긍정적인 시각은 아니다. 일단 성적이 말해준다. 김광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등판 경기수가 적었다. 부상 경력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올시즌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로 부활에 성공은 했지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매료시킬만한 기록은 아니었다. 외신들은 '제구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고도 했다. 7년간 별다른 부상없이 꾸준히 성적을 낸 류현진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에이스 타이슨 로스를 비롯해 이안 케네디, 에릭 스털츠, 앤드류 캐시너 등 선발진이 잡혀있는 샌디에이고가 김광현 영입을 시도하는 것은 '보험용'의 성격이 짙고, 불펜투수 확보 차원도 있다.
SK는 현재 고민에 들어간 상황이다. 구단 직원들이 포스팅 금액 수용 여부를 놓고 연일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광현과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받아들이기 힘든 액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적극 돕겠다고 한 SK로서는 거부하기도 힘든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SK는 14일 오후 6시까지 포스팅 금액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