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계를 호령하던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이 빛을 잃었다.
올시즌 바르셀로나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합쳐 총 15경기의 공식전에서 33골을 터뜨렸다.
이는 리오넬 메시(27)가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의 중심 선수로 떠오른 지난 2007-08시즌(30골) 이래 최저수치다. 최근 3시즌 동안 바르셀로나는 시즌의 1/3을 살짝 넘긴 이 시점까지 11-12시즌 43골, 12-13시즌 43골, 13-14시즌 40골을 터뜨리는 등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과시했었다.
개막 후 15경기까지의 바르셀로나 골 기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욱 큰 차이가 드러난다. 그 동안은 18골-18골-13골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친 메시 외에도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비야, 페드로, 알렉시스 산체스 등의 동료들이 2-3명씩 5골 이상을 기록하며 메시를 지원했다.
올시즌은 다르다. 메시(11골)와 네이마르(12골)만이 33골 중 23골로 분투하고 있을 뿐, 5골 이상 득점자가 없다. 네이마르의 득점도 상당부분 메시의 매서운 패스에 의존했음을 감안하면, 플레이메이커로 전환한 뒤에도 메시의 위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다만 동료들이 과거와 달리 받쳐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숙적' 레알 마드리드는 클럽의 최전성기를 논할 만큼 강해졌다. 올시즌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가세한 레알 마드리드는 데포르티보 전에 8골을 몰아치는 등 5골 이상 득점 5차례, 총 19경기 60골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중이다.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도 3번이나 골문을 갈랐다. 리그 11경기에서의 득점만도 42골에 달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레이를 제패하며 '더블'을 달성한 여유도 넘친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시즌 초반 불안했던 수비진이 무실점으로 잘 버틴 끝에 리그 1위를 질주했지만, 결국 엘 클라시코를 통해 수비진의 한계가 드러난 이후로는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리그 2위로 밀려났다. 셀타 비고 전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챔피언스리그 아약스 전, 리그 알메리아 전 모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알메리아 전의 경우 전반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들어 네이마르와 수아레스가 투입되고 나서야 승부을 뒤집을 수 있었다. 시즌초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은 베테랑 페드로와 '영건' 무니르 엘 하다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트피스 골이 전무하다시피한 바르셀로나의 특성상, 공격수들의 발끝마저 무뎌지면 알메리아 같은 약팀에게도 고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시즌 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남미 3인방'와 벤제마-베일-호날두의 'BBC 트리오'로 역대급 대결을 예고했다. 현재까지는 레알 마드리드가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A매치 기간 동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펼칠 반전의 묘수를 기대해본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