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게 지난 4차전의 패배는 분명 아쉬움이 큰 게임이었다. 3차전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둔 뒤였기 때문에 4차전에서 승리한다면 3승1패로 확실하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발 마틴과 이어나온 배영수가 넥센 타자에 무너지며 3대9로 졌고 시리즈 전적 2승2패가 됐다. 물론 이 경기는 넥센에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경기였다.
남은 3경기서 2승을 먼저하면 우승이다. 이젠 누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는 팀이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체력적인 면에선 분명히 삼성이 위다. 특히 선발진의 차이가 크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4선발체제로 운영했다. 정규시즌에서 5명의 선발진이 안정적인 피칭을 해왔기 때문에 굳이 3선발체제로 할 이유가 없었다. 4선발 체제로 하면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하고 나올 수 있다. 삼성은 1,2,3차전 선발로 나왔던 밴덴헐크와 윤성환 장원삼이 차례로 5,6,7차전에도 나온다. 이들은 모두 성적이 좋았다. 밴덴헐크는 1차전서 6⅓이닝 5안타 2실점했고, 2차전 선발 윤성환은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장원삼도 3차전서 6⅓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들은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하는 스케줄로 5,6,7차전을 맞는다. 장원삼만 나흘 휴식후 등판이다. 해오던대로 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넥센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부터 3선발 체제로 운영했다. 소사는 10일 5차전 선발로 포스트시즌 4번째 선발 등판을 하게 된다. 지난달 27일 PO 1차전서 등판했던 소사는 사흘 휴식후인 31일 4차전에 나왔고 나흘 휴식을 한 뒤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왔다. 그리고 다시 나흘을 쉰 뒤 5차전에 나온다. 밴헤켄은 플레이오프에선 2차전만 나왔지만 한국시리즈에선 강행군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 뒤 사흘 휴식후 4차전에 나왔고, 만약 열린다면 7차전에도 등판한다. 오재영도 7일 한국시리즈 3차전 등판 뒤 사흘 휴식후 11일 6차전에 나온다.
5,6,7차전에 나오는 투수들이 모두 체력적인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감에 대해 "투수들이 잘던지면 못친다"며 투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했다. 충분한 휴식의 삼성 선발과 강행군의 넥센 선발이 남은 5,6,7차전서 최고 타격의 팀을 맞아 어떤 피칭을 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