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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유한준 맹타 비결, '가을남자' 박정권의 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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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남자에게 기좀 달라고 했죠."

넥센 히어로즈 유한준의 가을 활약에는 비결이 있었다. 원조 '가을 사나이'에게 확실한 기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겨울이 다된 시기라 날씨가 추워 가을이라고 하기에 민망하지만, 어찌 됐든 유한준의 가을이 뜨겁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안타수는 4개에 그쳤지만 인상적인 홈런포 2개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헌을 했다. 그리고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얻어내며 찬스를 만들어 팀의 4대2 승리에 공헌했다. 탄탄한 우익수 수비는 기본, 타석에서도 3번타자로서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 넥센의 전력이 막강하게 보인다.

5일 열린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유한준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강정호 앞에서 내가 고개를 들 수나 있겠나"라는 농담을 하면서도 "내 뒤에 박병호, 강정호 등 훌륭한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출루만 하면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2아웃이라고 할지라도 1번타자라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미스터 옥토버'로 유명한 SK 와이번스 박정권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동국대학교 동기동창으로 절친하다고. 박정권은 SK 소속으로 숱한 가을야구 경험을 갖고 있다. 반면, 유한준은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플레이오프에 백업으로 출전하고,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경험이 전부다.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준플레이오프와는 비교도 안되게 큰 무대인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무대를 연속으로 치르고 있다.

유한준은 "가을남자의 기를 받기 위해 전화를 했다. 그러자 박정권이 '삼진을 먹고 들어오라'라는 조언을 하더라"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유한준은 "결국 뭔가 하려하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라고 설명하며 "그래서 '내가 꼭 해결해야지'라는 마음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한준은 "내가 박정권에게 가을의 기를 좀 달라고 하자 '나는 지금 일본에 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라는 얘기를 소개하며 "박정권이 멀리서라도 기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박정권이 먼 곳에서 정말 확실한 가을의 기를 보냈나보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