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정규시즌 때의 엔트리와 거의 같은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써냈다. 투수가 12명이고 포수가 3명이다. 야수는 12명. 보통 포스트시즌 때 감독들은 투수 엔트리를 1∼2명 줄이고 야수를 늘리는 경우가 많다. 이틀 쉬고 하루 휴식을 취하는 시스템인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투수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실히 믿음이 가는 투수만 기용하기 때문에 굳이 쓰지 않을 투수까지 넣을 필요가 없다. LG가 준PO와 PO에서 11명의 투수를 썼다. 넥센은 PO에서 10명의 투수만을 썼는데 한국시리즈에선 문성현을 새롭게 넣고도 10명으로 투수 엔트리를 유지했다. 포수도 허도환 박동원 등 2명을 유지했고 그대신 야수가 15명으로 늘렸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작전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은 정규시즌때와 같은 12명을 유지했다. 게다가 류 감독은 1명이 늘어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진갑용을 더해 포수를 3명으로 구성했다. 즉 야수는 12명으로 정규시즌과 같다. 주전 8명을 빼면 조동찬 김태완 김헌곤 우동균 등 4명만이 교체멤버다. 류 감독은 삼성이 투수가 많은 엔트리를 짠 것에 대해 "확실한 대타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올시즌 우리가 지고 있을 때 대타가 큰 것을 치며 승부를 뒤집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주전들이 해줘서 이긴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만약 대타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나바로 때 쓸까, 최형우 때 쓸까 이승엽 때 쓸까. 대타를 쓸만한 쪽은 7번이나 8번 정도밖에 없다"라며 대타 카드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대타 쪽에서 더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마운드를 더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주전들이 워낙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대체 선수가 굳이 필요하지 않지만 이는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단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지난해 삼성은 초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두산 베어스에 1승3패로 뒤져 우승을 뺏길뻔 하기도 했다. 주전이 확실한 삼성의 타격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어떻게 나타날까.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