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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백', 한 자릿수 시청률의 수목극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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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시청률 저하 현상에 고전하는 드라마계에서도 유난히 수목극은 그 정도가 심하다. 월화극, 주말극, 일일극에선 두 자릿수 시청률은 나와야 1위에 오르지만, 수목극은 한 자릿수 시청률로도 1위에 오른다. 이미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 동시간대 왕좌를 내준 지 오래다. 그야말로 수목극의 굴욕이다.

MBC '미스터 백'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을 넘어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이 드라마는 재벌회장인 70대 노인이 우연한 사고로 인해 30대로 젊어진 이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삶의 소중한 가치를 깨달아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 등 검증된 흥행 장르를 솜씨 있게 버무렸다. 드라마 '브레인'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신하균,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호평받은 '로코퀸' 장나라, 그리고 손꼽히는 연기파 아이돌 배우 이준이 선봉장으로 나선다.

3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미스터 백' 제작발표회를 가진 세 배우는 안방극장 복귀를 앞둔 설렘과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신하균은 "직접 70대 노인 분장까지 하면서 1인 2역 연기를 하고 있다"며 "이야기가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공감이 많이 가서 흔쾌히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초반 등장하는 괴팍한 노인 최고봉 캐릭터를 직접 소화하기 위해 4시간씩 특수 분장을 하는 등 남다른 공력을 쏟고 있다. 아울러 "아직 그 나이가 안 됐기 때문에 노인 연기가 쉽지 않아서 주로 상상력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장나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현실적인 캔디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88만원 세대를 대변하는 은하수 역을 맡아 신하균, 이준과 삼각 멜로를 펼치게 됐다. 장나라는 "그동안 서민적이고 평범하고 선량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어릴 때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캐릭터의 진솔함을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선 "큰 강박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얼마나 표현하느냐 하는 문제는 있지만 편안하게 긴 호흡으로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극중에서 신하균과 이준을 따라서 움직이는 캐릭터라 나에겐 큰 공부가 되고 경험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와 드라마 '갑동이'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 연기로 호평받은 이준은 이 드라마에서 70대 노인 최고봉의 아들 최대한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나선다. 그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내 연기가 '발연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성격이 어둡고 말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는 "예능에선 과도하게 혈압이 오른 상태에서 임하다 보니 내가 나 자신인 줄도 몰랐던 것"이라며 "이 드라마에서는 앞뒤 안 보고 막 나가는 캐릭터인데 예전 작품들은 다 잊고 밝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스터 백'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 '올드맨'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의 나이가 젊어진다는 설정이나 괴팍한 노인이 삶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된다는 줄거리가 상당히 익숙하다. 이에 대해 연출자 이상엽 PD는 "원작소설을 각색하면서 '크리스마스 선물' 스크루지와 '미녀와 야수' 같은 고전 동화에서 설정을 많이 차용했다"며 "워낙 다양한 설정들이 등장하고 특정 작품에 편중되지 않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극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PD는 "신하균의 젊은 얼굴이 어색할 정도로 캐릭터에 익숙해져 있고 장나라는 현장에서 너무나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배우를 캐스팅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걱정을 모두 날렸다"고 배우에 대한 믿음을 보이며 "전세대가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하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미스터 백'은 '내 생애 봄날' 후속으로 5일 첫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