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팀을 잡기 위해 '중동파'가 직접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1월 요르단-이란과의 A매치 2연전에 나설 22인의 태극전사를 발표했다. 중동파가 대거 합류했다. 현재 카타르, 사우디아라바이 등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이 무려 6명이다.
공격진이 눈에 띈다. 슈틸리케호 2기에 포함된 3명의 공격수 모두 '중동파'다. 관심을 보았던 박주영(알샤밥)이 선발됐고, 소속팀 적응을 마친 이근호(엘자이시), 조영철(카타르)가 공격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섀도 공격수이자 슈틸리케호 1기에서 '황태자'로 자리잡은 남태희(레퀴야)도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3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친선경기지만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전과 다르지 않게 팀을 운영할 것이다. 전술 등 대부분의 모습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상대에게 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내세운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파를 앞세워 중동팀 격파에 나선다.
다행히 중동파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소속팀이 없어 외면받았던 박주영은 지난달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입단했다. 18일 알 힐랄과의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약 7개월 만에 맛본 골이었다. 25일 알 파이살리전에서도 교체 출전했다. 아쉽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2경기 연속골 기회를 놓쳤지만 박주영의 골 감각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31일 알라에드전에선 첫 선발 출격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근호도 카타르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부담감을 털고 비상했다. 이근호는 1일 열린 카타르 스타리그 10라운드 알 샤하니야전에서 시즌 1~2호골을 터트렸다. 후반에 교체 출격한 이근호는 2-0으로 앞선 후반 25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해 카타르 이적 데뷔골을 기록했다. 4분 뒤에는 헤딩골까지 넣었다. 지난 9월 16일 전역 후 바로 카타르로 이동해, 3일만에 '초고속 데뷔전'을 치른 이근호가 7경기만에 터트린 마수걸이 골이었다. 그동안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이근호는 10월 3일 열린 알 사일리아전에서 도움 해트트릭(3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이어 알 샤하니야전에서는 2골을 뽑아내며 득점에 대한 부담감마저 떨쳐냈다.
'황태자' 남태희는 원맨쇼를 펼쳤다. 남태희는 알 아라비아와의 홈경기에서 2골-1도움을 기록했다. 남태희는 리그 득점순위도 공동 3위(6골)로 올라섰다. 남태희의 상승세는 눈부시다. 지난달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황태자'로 우뚝 선 이후 소속팀에서 4경기 동안 3골-2도움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영철도 10월 A매치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는 등 올시즌 소속팀의 10경기에 모두 나서 2골을 넣고 있다. 이밖에 중원을 지키는 한국영(카타르)와 중앙 수비수 곽태휘(알힐랄)도 중동파로 슈틸리케호 2기에 합류했다.
슈틸리케호는 11월 A매치 2연전으로 2015년 아시안컵에서 만날 중동팀에 대비한 모의고사를 치른다. 과연 중동팀을 잡는데 중동파가 어떤 역할을 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