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케일러 나바스(28)에게도 볕들 날이 있을까.
나바스의 실력은 스페인프로축구연맹(LFP)이 보증한다. 나바스는 지난 28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4 LFP 갈라 어워드에서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음을 인증받은 셈이다.
나바스는 레알 마드리드 입성 당시 곧바로 주전을 꿰찰 듯 했다. '터줏대감' 이케르 카시야스(33)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후 내리막을 탔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재앙에 직면한 스페인 국민들의 화살은 카시야스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신뢰가 카시야스를 부활시켰다. 안첼로티 감독의 믿음은 카시야스가 프리시즌에 부진해도, 시즌초 2경기에서 6골을 내줘도, 팬들의 비난이 쏟아져도 변치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카시야스도 자신의 클래스를 회복했다. 카시야스는 최근 아틀레틱 빌바오-레반테-리버풀을 상대로 3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도 비록 네이마르(22)에게 1골을 내주긴 했지만 여전한 순발력과 상황 판단을 과시하며 주전 자리를 굳혔다.
그 사이 나바스는 라리가 5라운드 엘체 전 단 1경기에만 출전했을 뿐이다. 자신의 솜씨를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나바스에게도 보장된 무대가 있다. 바로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나바스는 코파 델레이에 전담 출전하고, 리그에도 종종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나바스는 카시야스보다 5살 젊다. 코파 델레이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안첼로티 감독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30일 3부리그 코르네야를 상대로 코파 델 레이 첫 경기를 치른다. '타도 카시야스'를 외치는 나바스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