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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ML가면 태극마크 단 기분으로 던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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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꿈꿔온 무대, 비로소 힘찬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다. SK는 29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김광현 선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광현은 "어제 밤잠을 설쳤다. SK에서 지금까지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팬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포스트시즌에 실패했음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다면 많은 응원과 기대속에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마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던지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와이번스 임원일 대표이사는 "그동안 대표팀 선수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SK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3차례 우승을 일군 공로를 인정해 합당한 대우라는 전제 하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SK는 오는 11월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시를 요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포스팅 시스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포스팅 금액이다. SK 민경삼 단장은 합당한 포스팅 금액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SK의 역사를 쌓은 선수이기 때문에 합당한 선은 맞춰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해진 금액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진정 나를 원하는 팀으로 가고 싶다. 보직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다. 나를 원하는 팀이라면 그만큼 대우와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류현진형을 보고 부러웠는데, 투수도 방망이를 치는 팀으로 가고 싶다. 치고 달리는 것을 즐긴다. 지명타자도 없으니 마운드서 조금 더 편할 것"이라며 내셔널리그 입성을 소망했다.

김광현은 최근 몇 년간 괴롭혔던 어깨 상태에 대해서는 "작년과 올해 MRI 결과를 미국의 유명 의료진에 문의했는데, 괜찮고 더 던질 수 있다고 하니 자신감이 생긴다. 올해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180이닝을 던졌는데, 그 이상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김광현은 "음식과 언어도 그렇지만, 공이 바뀌는 것도 고민이다. 시즌이 끝나고 3~4일 쉬고 캐치볼을 꾸준히 해왔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항상 갖고 다니면서 감을 느끼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는 문제없다. 다만 다른 구종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 동료와 코치들에게 많이 물어볼 것이다. 현진형이 내년부터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는데, 나도 체인지업을 배우겠다. 그걸로 타이밍뺏는 투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해 이미 에이전트도 정해놓았다. 김광현은 "MDR이라는 회사의 멜빈 모란이 에이전트다. 예전에 랜디 존슨 에이전트도 했고, 호세 킨타나(시카고 화이트삭스 투수) 계약도 했다"면서 "돈보다는 얼마나 선수에게 신경을 써주느냐가 중요했다. 계약을 끝내고 등돌리지 않으면서 미국 친구가 됐으면 하는 에이전트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이어 "메이저리그의 모든 타자들과 붙어보고 싶다. 유인구에 얼마나 속을지, 직구 힘으로 했을 때 이길 수 있을 있을지 너무너무 궁금하다"며 "어릴 적 박찬호 선배를 많이 보고, 왼손잡이라서 랜디 존슨을 보고 배웠다. 박찬호기 대회가 있는데, 나도 메이저리거가 돼서 김광현기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며 소망을 드러냈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에 대해서는 "현진이형이 호투할 때마다 나도 자랑스러웠다. 나도 더 성장해야 할 선수"라며 "현진형은 포커페이스와 공 하나하나에 장점이 있다. 미국서는 4일 쉬고 등판하는데, 체력 문제는 내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현진이형 조언도 많이 듣겠다"고 밝혔다.

비시즌 훈련 계획에 대해서는 "SK가 내년 1월 15일 미국으로 캠프를 떠난다. 나도 그때 맞춰서 가서 미국 날씨와 생활 등을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은 자신과 관련한 소식도 전했다. 김광현은 "오는 12월 결혼식을 올리는데 아내될 사람과도 미국에 같이 갈 것이다. 많이 축하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어려울 때 힘들 때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속적인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