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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바람' 이종범과 손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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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김기태 감독, 과연 '바람'을 품에 안을까

선동열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휘청이던 KIA는 새롭게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형님 리더십'으로 잘 알려진 김기태 전 LG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28일 오전에 결정했다. 선 전 감독이 팀을 떠난 지 불과 사흘 만의 결정이다.

이렇게 결정을 서두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KIA는 29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로 마무리 훈련 캠프를 떠난다. 마무리 훈련에 주전 선수들은 대부분 빠지지만, 1.5군 위주의 유망주들은 대거 참석한다. 때문에 새 감독이 이 기간에 캠프에 직접 참가해 선수들을 어떤 식으로 이끄느냐가 중요하다. 신뢰 관계를 만들기 위한 첫 단추다. 그래서 KIA는 3일 만에 김 감독을 영입한 것이다.

김 감독은 아직끼지도 정신이 없다. 전날 감독 발표 이후 쏟아지는 축하전화, 인터뷰 세례에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삼은 과제가 있다. 바로 완벽한 코칭스태프 조성이다. 어차피 프로야구단을 감독 혼자 이끌 수는 없다. 뜻을 함께하는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김 감독은 28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런 김 감독의 코칭스태프 조각에 커다란 변수가 한 가지 있다. 강력한 존재감을 지닌 한 인물 때문이다. 바로 최근 한화 이글스 주루 코치에서 물러난 이종범 코치다. 광주 지역팬은 물론 전국적으로 KIA 팬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이종범 코치다.

워낙 선수 시절 화려한 인상을 남겼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애칭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부상으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국내 무대로 컴백했다. 본인에게는 가슴아픈 일이지만, 팬들은 '바람의 컴백'을 뜨겁게 반겼다.

2012시즌을 앞두고 이종범 코치는 KIA에서 전격적으로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이유가 있었지만, 굳이 그걸 지금 언급하는 건 의미가 없다. 어쨌든 이후 이종범 코치는 잠시 야구계를 떠났다. 그러다 그해 말 해태 시절 은사였던 김응용 감독이 한화 이글스에 부임하며 코치로 변신했다.

그렇게 두 시즌을 한화에서 보낸 이종범 코치는 최근 한화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새로운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이종범 코치를 해고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기태 감독이 KIA로 오자 이종범 코치의 '고향 컴백'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태 감독은 "현재 코칭스태프 구성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종범 코치 기용에 관해서도 역시 큰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상 중이다. 빨리 결정하겠다"고 했다.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결국 이 코치의 친정팀 복귀 가능성은 매우 큰 것으로 해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