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공공의 적!'
통합 2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올 시즌 최고의 목표다. 우승을 위해선 당연한 과제라 할 수 있다.
2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 감독들이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을 반드시 꺾어보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은 2년 전 통합 우승 7연패에 도전했던 신한은행의 독주를 막아서며 깜짝 우승을 달성한 후, 지난 시즌에는 좀 더 원숙해진 플레이로 통합 우승 2연패를 달성했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 전력 누수가 거의 없기에 3연패 가능성은 가장 높다.
우승을 정조준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과 3위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으로선 우리은행이 당연 '공공의 적'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정인교 감독은 "선수들이 지난 2년간 우리은행에 연속으로 통합 우승을 내주며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올 시즌 절대 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감독도 "우리은행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상대인 신한은행을 포함해 우리은행을 반드시 넘겠다. 지난 1년간 우승을 꿈꾸지 않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다짐했다. KB스타즈는 지난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명문 구단이지만, 여자 프로농구가 시작된 이후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KB스타즈 주장 변연하 역시 "이번 시즌에는 'V1'을 꼭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최하위권에 머문 KDB생명과 하나외환은 플레이오프 진출(3위 이상)을 1차 목표로 삼으면서도, 우리은행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KDB생명 안세환 감독은 "우리은행에 지난 시즌 1승6패로 눌렸다. 이번 시즌은 6승1패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교 감독과 더불어 올 시즌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은 "'무중유생'(無中有生)이라는 말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도록 하겠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당연히 좋은 전력이겠지만, 올 시즌은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이다. 2개팀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싶다"며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통합 우승 2연패와 함께 최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금메달을 따낸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우승을 지켜내겠다는 다짐보다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은근한 3연패 도전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나겠지만,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강팀을 꼽기는 힘들다. 모든 팀이 우승 후보"라며 슬쩍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 이호근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라는 변수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기에 우승 후보를 꼽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즌은 많은 변화로 인해 또 다른 판도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정인교 박종천 감독이 새롭게 임명됐고, 삼성은 구단 주체가 삼성생명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이름이 바뀌게 됐다. 또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국인 선수의 절반인 6명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바뀌었는데, 1순위뿐 아니라 2순위로 선발한 백업 선수를 얼만큼 잘 활용하는지가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미디어데이 이후 WKBL(한국여자농구연맹)과 KB국민은행은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여자 프로농구는 오는 1일 청주실내체육관서 열리는 KB스타즈와 KDB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화요일을 제외한 매주 6일간 펼쳐진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