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이 오는 29~30일 양일간 미사리 경정장에서 열린다. 한 시즌 일곱 번의 대상급 경주가 열리지만 쿠리하라배는 남다른 상징성 때문에 선수들이 가장 애착을 갖은 특별한 경주다.
쿠리하라 코이치로(66)는 지난 2002년 한국경정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은인이다. 일본 경정선수로 활약했고, 선수시절 통산상금만 해도 110억원에 이를 만큼 초특급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1999년 31년의 선수인생을 접고 은퇴한 이후 경정중계채널(JLC) 해설자로 활동하던 중 일본 경정업계의 강한 만류를 무릅쓰고 한국경정의 태동을 돕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다.
2001년 8월 경정후보생 교관으로 한국경륜과 연을 맺은 뒤 훈련용 모터보트가 없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던 1기 후보생들을 위해 일본 경정에서 사용하던 모터(10기)와 보트(7척)를 사비로 구입해 한국으로 들여오기도 했다.
후보생 1∼3기 선수들을 직접 지도했고, 경주운영과 심판, 경주장비 및 판정, 시설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정에선 그의 '자문'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다. 특히 선수들에게 경정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노하우 등을 성심성의껏 지도해 '경정선수들의 영원한 스승'로 일컬어진다.
경정선수들과의 인간적인 정 또한 국적을 떠나 감동적일만큼 깊다. 매년 10월 선수들은 대한해협을 넘어 오는 스승을 만나기 위해 '전원집합'을 하고, 그 역시 선수나 경정직원들의 경조사 참석을 위해 어김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한국경정과의 인연이 얼마만큼 각별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쿠리하라배는 24회차부터 36회차까지 평균득점 상위 18명의 선수들이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29일 예선전을 거쳐 상위 6명이 30일 '경정킹'을 가리는 한 판 승부(14경주)를 펼치게 된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지난해 챔피언 어선규(36·4기)의 대회 2연패에 달성여부다. 최근 6연대(1착 3회, 2착 3회)로 상승세를 타고 있고, 현재 다승(29승)과 상금(9900만원) 선두는 물론 하반기 종합랭킹 1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2012년 챔피언 여전사 김계영(35·6기)도 7위로 본선진출권을 따내면서 우승 탈환에 나선다. 올 시즌 다섯 번의 대상 중 준우승 1회, 3위 2회를 차지한 '경정퀸' 손지영(29·6기)도 다크호스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 2위와 3위에게는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번주 쿠리하라배 특별경정이 열리는 가운데, 현재 종합랭킹 1위 어선규의 대회 2연패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