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간판 김태균의 표정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혹독한 훈련의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만났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김성근 감독 취임식'을 마치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강훈련을 견딜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균은 한화의 간판 선수이지만, 팀이 최근 3년간 최하위를 면치 못하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늘 느껴왔던 터다.
김태균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다들 각오가 돼 있고, 힘든 훈련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김태균은 김 감독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같은 공식 행사장에서 몇 차례 인사를 한 것 말고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그러나 SK 와이번스에서 올해 한화로 옮긴 정근우를 통해 어떤 스타일의 감독인지는 들었다고 한다.
김태균은 "운동량이 많지만, 선수들이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프로 선수인 만큼 몸이 힘든 것은 상관없다. 몸이 힘들더라도 끝난 뒤에 행복감을 느끼면 좋은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김태균에게 "키가 생각보다 크다"고 농담을 건네고는 "내년에도 이렇게 손을 붙잡고 웃자"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태균은 "그 말씀의 의미를 충분히 아는 만큼 충분히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김태균은 김 감독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 강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김태균은 "팬들이 답답해한 것처럼 우리도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면서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지 못한 책임이 큰데, 이제는 새 감독님을 모시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강팀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