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1번 타자 서건창(25)이 누구인가. 올시즌 최고의 타자로 꼽을 만하다. 국내야구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넘었다. 이종범 이병규(LG 9번)도 이루지 못했던 200안타를 때렸다. 201안타. 수위 타자(타율 0.370)에 득점왕(135점)까지 차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주저없이 서건창을 27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번 타자로 내세웠다. 서건창은 경기 전에 "훈련을 통해 준비를 잘 했다. 힘을 비축했다. 타격감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건창은 지난해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더 차분하고 여유도 있다고 했다.
서건창은 LG 선발 투수 우규민에 강했다. 16타수 5안타, 타율 3할이 넘었다. 넥센 타자 중 우규민을 상대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렸다. 또 우규민은 언더핸드 투수로 좌타자인 서건창이 유리한 면도 있었다. 언더핸드 투수들은 좌타자를 상대하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정작 야구는 통계치나 예상과 다를 때가 종종 있다. 적어도 서건창의 경우는 그랬다. 서건창은 우규민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 1볼넷. 6회 세번째 투수 임정우에겐 삼진을 당했다.
서건창은 1회 우규민과의 첫 대결에선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신중하게 잘 참았다. 적극적인 타격 보다는 선구안에 신경을 썼다.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다르게 접근했다.
몸이 풀린 다음 타석에서도 서건창은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2회 두번째 타석에선 1루수 땅볼, 4회엔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정타였지만 수비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서건창의 컨디션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서건창 특유의 좁은 스탠스와 몸에 방망이를 바짝 붙이는 타격폼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우규민의 완급조절, 정교한 제구력에 서건창이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서건창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선 고의사구로 출루했다.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다. 서건창이 첫 경기에서 통계를 비켜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몰아칠 수도 있다. LG의 2차전 선발투수는 신정락이다. 서건창은 신정락을 상대로 이번 시즌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