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장면은 잘 볼 수 없다. 4점차라면 세이브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 오승환은 25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재팬시리즈 1차전서 6-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간단히 막고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오승환은 클라이맥스 시리즈 1스테이지부터 7경기 연속 등판했다. 정규시즌까지 합치면 12경기 연속 등판이다.
최고 153㎞의 빠른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탈삼진 1개를 잡으며 17개의 공으로 확실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4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오승환이 아닌 다른 불펜 투수가 나와도 되는데 굳이 오승환이 나왔어야 했냐는 것이다. 지난 1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를 끝낸 뒤 6일간의 휴식일이 있어 오승환이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재팬시리즈가 이어질 것인데 오승환을 아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물론 한신 와다 유타카 감독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오승환을 9회에 등판시킨 것은 그만큼 그가 가지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와다 감독은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을 등판시킨 것에 대해 "이겼다고 해도 확실히 상대의 흐름을 멈추고 이기고 싶었다"라며 "점수는 관계없이 그에게 맡겼다"라고 했다.
즉 가장 중요한 1차전서 확실하게 승리를 지킴과 동시에 소프트뱅크에게 오승환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압박하기 위한 일이었다.
오승환은 이미 한신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갈수록 그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