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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수트라이커' 해부, 결국 팀의 첫 번째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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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스플릿의 갈림길이었다. 22일 16년 만의 FA컵 결승 진출 도전이었다.

FC서울의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가 비상했다. 18일 전남전(2대1 승)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수비수 김주영은 22일 상주전(1대0 승)에선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2경기 연속골이었다. 상주전 골은 합작품이었다. 센터백 김진규의 대포알 프리킥 슈팅이 골키퍼 손에 이어 크로스바 맞고 나오자 김주영이 쇄도하며 해결했다. 서울은 '수트라이크'를 앞세워 그룹A에 안착했고, FA컵 결승에 올랐다.

올시즌 스리백으로 대변신한 서울, 가장 큰 변화는 수비라인이다. 이웅희-김진규-김주영, 환상 조합이 탄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스리백을 오가는 오스마르, 윙백인 차두리 김치우 최효진 고광민등은 탄탄한 스리백을 지탱하는 거대한 줄기다. 결국 이들이 서울의 첫 번째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데얀과 하대성의 이적, 아디의 은퇴로 서울은 시즌 초반 크게 흔들렸다. 수비라인이 안정을 찾으면서 탈출구를 찾았다. 헌신적인 플레이, 투지, 영리한 경기 운영 등이 팀 컬러로 자리잡았다.

임무 구분도 명확하다. 김진규는 중심을 잡으며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조율한다. 김주영과 이웅희는 빠른 스피드와 함께 대인마크 능력이 탁월하다. 1m92인 오스마르는 설명이 필요없는 전천후다. 윙백은 수세시에는 5백을 형성하고 공격시에는 날개역할을 한다. 차두리는 철인이다. 지친 기색을 찾기가 쉽지 않다.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흔들어 놓는다. 김치우 최효진 고광민 등도 팀의 양념이다.

기록이 이들의 존재감을 말해준다. 서울은 현재 클래식 32경기에서 23실점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0.72실점이다. 전북(20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에 랭크돼 있다. 전술 변화에도 적응력이 뛰어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리드당할 경우 종종 스리백을 접고, 포백 카드를 꺼내든다. 스리백에서 한 명을 교체카드로 활용한다. 포백으로 전환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김주영과 차두리는 슈틸리케호에도 승선했다. 김주영은 포백의 중앙, 차두리는 오른쪽을 맡아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수비가 기본, 공격 본능은 보너스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수트라이커'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공격에 가담한다. 지난해에는 김진규가 '수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정규리그에서 무려 6골을 터트렸다. 올해에는 2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골을 터트린 김주영은 최근 거침없는 '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2골, FA컵에서 1골을 터트렸다. 승부처에서 터진 값진 골이었다.

최 감독도 김주영의 진화에 반색하고 있다. 그는 "주영이는 힘든 시기를 극복한 끝에 이 자리에 왔다. 꾸준하고, 축구적으로 받아 들이려는 자세가 되어 있다. 지금은 우리팀에 없어선 안될 자원"이라며 "최근 팀이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득점과 함께 안정적으로 수비를 이끌고 있다. 이제 서울을 넘어 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평가전에서도 재능과 투혼을 발휘해줬다. 앞으로 더 기대 된다"고 칭찬했다.

수확의 계절이다. 서울은 26일 오후 2시 안방에서 부산과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를 치른다. 그리고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5위 서울(승점 49)의 1차적인 목표는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3위 포항(승점 52)과의 승점 차는 3점이다. 다음달 23일에는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무관으로 시즌을 끝낼 수 없다. 수비수들의 활약과 거침없는 변신에 이상은 높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