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엘 클라시코'가 펼쳐진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2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올 시즌 첫 번째 '엘 클라시코'를 치른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보유한 수많은 슈퍼스타들과 역사에 기인한 라이벌 의식으로 엘 클라시코는 항상 뜨거웠다. 이번 대결은 더욱 뜨거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루이스 수아레스, 리오넬 메시(이상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3명의 '골神'들이 엘 클라시코에서 써내려갈 스토리 때문이다.
일단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수아레스다. 엘 클라시코는 수아레스의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아레스는 6월 25일 열린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며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 및 축구 관련 활동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수아레스의 징계는 25일 자정에 풀린다. 운명의 장난인지, 엘 클라시코는 26일 펼쳐진다. 기막힌 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 무대가 열리는 셈이다. 수아레스는 엘 클라시코 출전을 목표로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다.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항소하며 완화된 징계를 받게 된 수아레스는 친선 경기에 출전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바르셀로나B팀으로 출전해 변치 않은 득점력을 과시한 수아레스는 14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우루과이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수아레스가 경기에 나설 경우 바르셀로나가 올시즌 야심차게 준비한 MSN트리오 역시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메시(MESSI)의 M, 수아레스(SUAREZ)의 S, 네이마르(NEYMAR)의 N을 조합한 MSN트리오는 개인기, 축구센스, 득점력을 모두 갖춘 최강의 공격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척추를 다치며 우려를 샀던 네이마르는 복귀 후 지난시즌 보다 한층 원숙해진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MSN트리오가 얼마나 조화로운 플레이를 펼칠지 지켜보는 것 역시 이번 엘 클라시코를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다.
지난 몇년간 엘 클라시코의 주연으로 활약한 메시와 호날두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득점의 신' 메시는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골을 넣는다면 스페인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새기게 된다. 메시는 19일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에이바르와의 2014~201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에서 후반 28분 득점에 성공했다. 메시의 프리메라리가 통산 250호 골이었다. 251골을 넣은 텔모 사라의 프리메라리가 최다골 기록에 단 1골만을 남겨두게 됐다. 메시가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대기록을 레알 마드리드 홈에서 수립한다는 점도 재밌는 우연이다. 메시는 엘 클라시코에서 강했다. 지금까지 엘 클라시코에서만 21골을 넣었다. 이 역시 메시가 갖고 있는 특별한 기록이다. 26일 레알 마드리드전은 메시가 자신의 엘 클라시코 득점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새 기록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호날두는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호날두는 18일 스페인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13분 페널티킥 골을 넣은 호날두는 후반 16분 팀의 세번째 골을 터트리며 5대0 대승을 이끌었다. 두 골 모두 역사적인 득점이었다. 호날두는 페널티킥 골로 프리메라리가 역사상 페널티킥으로 40골 이상을 기록한 네번째 선수가 됐다. 호날두 이전 4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우고 산체스(56골), 로널드 쿠에만(45골), 디미타르 페네브(44골), 3명이었다. 두번째 기록은 더욱 대단하다. 호날두는 올시즌 프리메라리가 7경기에 출전해 무려 15골을 넣었다. 71년 전 에체바리아가 세운 시즌 초 초고속 득점행진 기록을 깨뜨렸다. 에체바리아는 지난 1943년 개막 이후 8경기 만에 15골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 호날두는 15골 도달 시점을 한 경기 줄였다. 26일 바르셀로나전에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더 큰 기록을 만들게 된다.
수아레스, 메시, 호날두는 과연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인가. 엘 클라시코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