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외로운 싸움'이 또다시 시작됐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뿐 아니라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까지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국내 디젤 SUV 시장에서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SUV NX300h를 지난 6일 출시했다.
출시에 앞서 렉서스는 지난 5월말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일반에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스포티한 디자인과 렉서스 최초의 컴팩트 크로스오버 SUV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듯 출시 6일 만에 NX300h 판매 계약이 200건을 넘었다고 렉서스측은 밝혔다.
최근 인천 영종도 일대 100㎞ 구간에서 시승기회를 가졌다.
NX300h의 외관 디자인은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두 얼굴'을 가진 모습이다. 차체 길이(전장)는 4630㎜로 현대차 싼타페보다 60㎜ 짧고, 폭스바겐 티구안 보다 약 200㎜ 길다.
차량 전면부의 강렬한 스핀들 그릴은 소형 SUV라는 생각을 잊을 정도로 강렬했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옆라인과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렉서스의 개발 콘셉트 '프리미엄 어반 스포츠 기어'가 잘 반영돼 보였다.
NX의 개발을 총괄한 카토 타케아키 수석 엔지니어는 "개성이 강하고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과 SUV로서의 기능성이 뛰어난 인테리어의 양립, 그리고 다양한 첨단 기술로 세심하게 다듬어낸 기능과 성능의 결과물이 바로 NX300h"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렉서스의 세심한 노력들이 보였다.
가죽과 금속의 조화를 이룬 내부 마감재 덕분에 세련미와 럭셔리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또 좌석에 앉았을 때 중형세단에서와 같은 안락함, 스포츠카와 같은 화려한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아울러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기능이 모여 탑승자로 하여금 조작이 편리하게 했고 토요타 특유의 아기자기한 맛까지 엿볼 수 있었다.
터치패드식 차세대 리모트 컨트롤러와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 등 렉서스 최초 적용된 첨단 장치들과 함께 콘솔박스 뚜껑 뒷면에 위치한 화장거울이 의아케 했다.
이에 대해 카토 수석 엔지니어는 "조수석에 앉은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이 운전할 때 선바이저의 화장거울을 보면 신경이 쓰인다는 의견을 수렴해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뒷좌석을 눕히지 않고도 9.5인치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수납할 수 있는 등의 적재 기능성도 NX300h의 강점이었다.
시승을 위해 시동버튼을 눌렀다.
사실 계기판을 보고나서야 엔진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정숙성은 하이브리드 모델다웠다.
매끄러운 출발 후 '과연 하이브리드 SUV의 연비는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발동, 최대한 연비를 고려하며 조심스레 주행했다.
그랜드하얏트인천에서 을왕리해수욕장을 지나 인천대교로 이어지는 시승코스는 사실상 평지가 대부분이어서 연비 테스트에 있어서 업체들에게 이로운 점이 있다.
2.5ℓ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NX300h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디젤 SUV의 민첩성에는 못 미치지만 시승자 포함 2000여㎏의 차량이 출발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또 차선을 변경할때 마다 울리는 사각지대 감지장치와 주차시 신호를 주는 후측방경고시스템 등 안전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시속 60㎞ 속도로 주행 시에도 옆 사람과의 대화가 깨끗하게 들릴 만큼 풍절음이 거의 없었다.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E-four'와 노면상태에 따라 구동용 모터의 토크를 세밀히 제어해 차체의 요동을 억제하는 '스프링 하중 감쇄 제어시스템' 등은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커브 구간에서 감속 없이 주행하는데도 차량의 쏠림 현상이 적고 핸들링이 부드러웠다.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연비는 19.8㎞/ℓ. 렉서스측이 밝힌 복합연비 12.6㎞/ℓ보다 월등하게 나왔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EV 주행모드를 최대한 활용한데다 급가속을 피하고 경제속도를 지킨 결과였다.
결국 연비, 편의성, 정숙성 등을 고려한 차량선택에 있어서 NX300h은 매력적인 모델이 틀림없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 렉서스 사장 역시 "한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형세단 ES 300h와 함께 NX300h로 쌍두마차를 이루어 렉서스의 더욱 확고한 위치를 굳히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NX300h는 국내에 수프림과 이그제큐티브 두 종류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각각 5680만원과 6380만원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