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LG 트윈스와 4위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부상 선수가 많고, 팀 전체의 힘이 떨어진 SK 와이번스가 올라와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 않았을까. 그만큼 LG의 후반기 기세는 무섭다. 미국 메이저리그 팀이 와도 이길 수 있는 기세다. 주장 이진영은 "내가 외야에서 봐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한다. 분위기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NC, 포스트 시즌은 처음이지?"
큰 경기는 경험이 좌우한다. 그동안 포스트 시즌, 가을잔치에서 충분히 입중됐다. 11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지난 해에 LG는 경험 부족을 실감했다. 일부 베테랑을 제외하고 대다수 선수가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 고참들 또한 오랜만이라 적응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LG는 두산 베어스에 경기력으로 지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 나온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1군 2년차인 NC 선수들은 첫 포스트 시즌을 치른다. 나성범 박민우 이재학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호준 이종욱 등 베테랑 선수들도 있지만 야구는 1~2명의 선수가 하는 것이 아니다. 떨리는 첫 가을야구의 긴장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1차전과 2차전에 우규민과 류제국이 등판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분명 NC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감을 느낄 것이다. 몸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LG 선수들도 지난해 한 번 가을야구 해봤다고,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냐고 지적할 수 있겠지만, 야구인들은 말한다. 정말 다르다고.
▶단기전은 결국 불펜 싸움, 누가 우위?
NC의 강력한 선발진은 인정한다. 이재학-찰리-에릭-웨버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는 강하다.
하지만 중요한 게 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 시즌은 다르다. 가을야구는 선발보다 불펜의 힘이 중요하다. 긴장되는 경기,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다. 선발투수들이 이를 악물고 던지면 경기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기가 중후반 불펜싸움으로 흐른다.
양팀의 불펜진을 보자. NC는 원종현 이민호 손정욱 이혜천 김진성이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한다. LG는 이동현 유원상 정찬헌 신재웅 봉중근이 버티고 있다. 구위, 경험, 이름값 모두 LG의 우위다. NC의 불안한 불펜진이 과연 큰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