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선수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20·연세대)가 18일 오후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스 갈라쇼 직후 소감을 밝혔다. 2011년부터 4회째 계속돼온 리듬체조 갈라쇼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리듬체조 발전에 힘쓰기 위해 시작된 갈라쇼다. 리듬체조가 생소한 종목이었는데 갈라쇼를 통해 친숙해 진 것같다. 리듬체조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선수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손연재는 무려 7번이나 무대에 섰다. 오프닝에서 '가면무도회' 왈츠에 맞춰 전선수들과 인사무대에 나섰다.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국립발레단 스타 발레리노 출신 윤전일과 듀엣 호흡을 맞췄다. 로미오의 세레나데에 사랑에 빠진 줄리엣의 발코니신을 사랑스럽게 연기했다. 1부 마지막 순서엔 매혹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고 변신했다. 블랙과 레드의 강렬한 드레스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1부는 W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코리아발레시어터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면, 2부는 K-팝스타들과의 협연 무대였다.
손연재는 2부 오프닝 무대에서 오렌지캬라멜의 '카탈레나'에 맞춰 걸그룹 멤버로 깜짝 변신했다. 참가선수 전원이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달리기 안무를 선보이며 2부를 시작했다. 화이트드레스를 입은 손연재는 박효신의 '야생화'에 맞춰 애절한 무대를 선보였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리듬체조 금메달을 선보인 리본 연기 '화이트 다르부카'는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무대는 걸그룹 '걸스데이'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걸스데이'가 '기대해' '달링' 2곡의 무대를 선보였고, '달링'에 맞춰 다리아 드미트리예바, 알렉산드라 피스쿠페스쿠, 이나경, 그룹 이탈리아, 그룹 스페인이 등장했다. 지드래곤의 히트곡 '삐딱하게'에 맞춰 힙합 모자를 눌러쓴 손연재가 무대에 등장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춘 군무로 갈라쇼를 마무리했다.
이날 갈라쇼에서 손연재는 개인 갈라프로그램 3개를 포함해 7번이나 무대에 나섰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고군분투했다. 이와 관련 "큰 사랑을 받은 만큼 갈라쇼를 보러오신 분들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새역사를 열어가고 있는 '손연재 효과'로 4년 연속 대기업 LG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리듬체조 갈라쇼가 개최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비인기종목에서 걸출한 스타 1명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입증한 '좋은 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숙제를 남겼다. 2부의 경우, K-팝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야심차게 시도했지만, 기존의 흔한 K-팝 콘서트의 분위기와 차별화되지 못했다. 인기가수, 걸그룹의 무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리듬체조' 갈라쇼 본연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리듬체조 갈라의 색깔이 모호해졌다. 이웃 일본에서 열리는 이온컵 출전과 일정이 겹치면서 예년에 비해 줄어든 출연진의 한계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10월로 갈라쇼가 연기됐던 점, 시즌 내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에이스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 절대적인 준비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질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리듬체조에 대한 팬들의 이해와 관심,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도 배출했다. 이제 리듬체조를 알리는 단계를 넘어서, '리듬체조' 중심의 깊이 있는 고민과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갈라쇼를 보고 돌아가는 이들이 '리듬체조'와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