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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 아이, 성조숙과 조기 사춘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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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 장군감이니, 우량아니 소리를 들을 만큼 토실토실 해도 별 걱정은 하지 않았다. 어른들 말씀처럼 아이가 자라면 살이 키로 가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열 살이 된 지금, 아이는 여전히 통통하다. 아니 뚱뚱하다. 2차 성장 급진기를 코앞에 두고 뚱뚱한 아이의 살이 키로 갈 것이라 안심해도 괜찮을까? 살이 키로 가는 아이와 살이 그대로 남는 아이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영유아기의 성장은 키와 체중을 함께 봐야 한다

아이의 통통한 체격을 보며 걱정 한마디 하면, 할머니들은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고 이야기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이야기는 틀렸다, 맞다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만 3세 무렵까지는 아이의 성장을 키와 체중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만 3세 이전의 성장은 몸무게가 뒷받침된다.

만 2세 전후의 키는 어른 키의 절반이라고들 한다. 또 생후 36개월까지는 1차 성장 급진기로, 일생 중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 시기에 충분한 성장을 하지 못하면 이후에 성장을 따라잡는 일이 힘들 수 있다. 영양 부족, 잔병치레, 정서적 불안 등으로 몸무게가 많이 부족하거나 키 백분위수가 일 년 넘게 10% 이하인 경우라면 크는 힘이 약해서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반대로 유아기의 어린 아이라도 키 백분위수보다 몸무게 백분위수가 20 이상 높은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과잉 영양이나 활동량 부족으로 인해 계속 살이 더 찌지는 않는지 아이의 생활 점검이 필요하다.

-초등 입학 전 체중증가는 눈여겨봐야 할 신호

유아기 이후 소아기에 접어들고 나서도 아이의 체중 증가가 유독 눈에 두드러진다면 조금은 경각심을 갖는다. 이 시기 아이의 체중이 표준 체중의 120% 이상(과체중 혹은 비만)이라면 성장에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이가 뚱뚱하면 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 과다 분비돼 사춘기가 조기에 오게 되고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된다. 사춘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면 또래보다 성장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다른 아이들보다 커 보여도 성장판이 빨리 닫혀 성장이 일찍 멈출 수 있다. 결국 최종신장은 또래보다 더 작아질 수 있다.

황태환 울산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초등 입학을 앞뒀거나 저학년인 여자아이의 경우 식습관과 생활 패턴, 체중 증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빠르면 2~3년 내에 2차 성징이 시작되고 사춘기가 올 수 있다. 살이 키로 가는지, 키로 가고도 넘치는 살이 있어 비만으로 가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뚱뚱한 아이, 무조건 굶어서라도 살을 빼라?

하지만 아이가 뚱뚱하다고 해서 무조건 식이조절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창 키를 키워야 할 성장기 아이의 비만 치료는 어른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성인은 식사량을 제한하거나 심한 운동을 해서 체중을 줄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에게는 이런 방법을 써서는 안 된다. 영양이 부족하거나 편중되어 자칫 성장부진이나 체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태환 원장은 "소아 비만치료는 고도 비만을 제외하고는, 당장의 체중 감소보다는 현재 체중을 유지하면서 키가 크도록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성장기 아이의 비만치료는 단순히 체중을 줄여 주는 것보다 건강한 성장발육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 과잉된 식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여 바람직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주력한다.

-과잉 식욕 잡고 활동량은 늘려 살이 키로 가게 해야

2차 성장 급진기가 되면 통통했던 아이가 살이 쪽 빠지면서 키가 쑥쑥 자라게 된다. 아이의 모든 에너지가 키를 키우는 데 집중되기 때문에 살이 찔 여력이 없는 것이다. 뚱뚱한 아이의 성장도 이런 원리와 비슷하게 흘러가야 한다. 과잉 식욕은 잡아주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활동량(운동량)을 늘려 성장 타이밍에 키를 쑥쑥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5대 영양소와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든 식단,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대신 자연 재료로 유해 첨가물 없이 만든 식단이 좋다. 세 끼를 규칙적으로, 천천히 잘 씹어 먹는 습관도 들인다. 운동도 중요하다. 초등생의 경우 일주일에, 하루 30분씩 5일 정도의 운동량이 적당하다.

황태환 원장은 "추운 계절은 활동량도 줄어들고 영양을 저장, 축적하게 된다. 다가올 겨울, 하루 종일 따뜻한 집 안에서만 보내고 신체활동 없이 야식까지 챙겨먹고 늦잠까지 잔다면 살이 더 찌기 쉬워진다"고 말한다. 아이의 체중이 키로 갈지, 그대로 남을지는 아이의 식습관과 생활 관리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