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챔피언십은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다.
올해는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미국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박세리 등이 출전했다.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신지애도 모습을 보였다. 올해 부활을 알리며 팬들을 흥분시킨 재미교포 미셸 위를 비롯해 LPGA 투어 선수중 가장 많은 광고 수입을 올리는 '미녀 골퍼' 폴라 크리머(미국), 2년 전 이 대회 우승자인 수잔 페트레센(노르웨이) 등 쟁쟁한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뿐만 아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상위 12명의 선수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마디로 볼거리가 풍성한 대회다. 이런 이유로 1라운드가 열린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엔 많은 갤러리가 찾아 좋아하는 선수들의 샷을 감상했다. 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조는 단연 김효주(19)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 호주 교포 이민지(18) 그룹이었다. 앞으로 세계 여자 골프계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들 10대 그룹은 경기 내내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을 정도로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성적과 상관없이 1라운드를 끝낸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김효주는 "어제 조 편성을 보고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친 것 같아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지는 "골프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면서 "음식 이야기도 하고, 이것저것 여자들끼리 수다를 떨었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이들 세 명은 똑같이 마지막 18번 홀(파5)을 버디로 장식해 마무리도 깔끔하게 해냈다. 김효주는 "리디아의 장점은 늘 얘기하지만 퍼트"라고 칭찬했고 "민지와는 오늘 처음 같이 쳐봤는데 굉장히 긍정적이고 어떻게 보면 나처럼 단순한 면도 있는 것 같다"며 편안했던 1라운드를 돌아봤다.
이민지는 "리디아가 코스에서 이것저것 많이 먹더라"며 "마지막 홀에서 두 선수가 버디를 잡아 나도 버디를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특히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옆에 있는 10번 홀로 보내는 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버디를 잡아 갤러리의 박수를 받았다.
김효주는 "바람이 강했지만 그래도 좋게 마무리해 만족스럽다"며 "사실 최근 2년간 이 대회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목표는 그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