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7명의 공백도 문제 없었다. 두터운 스쿼드, 전북의 힘은 위기에서 발휘됐다.
전북이 '현대家더비'에서 승리를 거두고 K-리그 클래식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전북이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울산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리그 선두인 전북은 승점 62로 60점 고지를 가장 먼저 점령하며 2위 수원(승점 57)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유지했다.
전북에 울산전은 드러나지 않은 위기였다. 주전들이 대거 빠졌다. 공수의 핵인 이동국, 한교원, 김기희가 파라과이-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2연전에 차출됐다. 중앙 수비수 윌킨슨은 호주 대표팀에 합류했다. 여기에 골키퍼 권순태, 중앙 수비수 정인환, 미드필더 이재성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올시즌 전북의 그라운드를 지키던 7명이 한 번에 빠져나가 스쿼드에 큰 균열이 생겼다.
울산도 전력 공백이 컸다. 김신욱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이 용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두 팀 모두 변수로 인해 베스트 11을 가동하지 못했지만 온도차는 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리는 이동국 등 수적으로 많이 빠졌지만 선수 공백은 울산이 더 크다"고 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선수들의 공백은 우리가 더 심하다. 신욱이는 팀 공격의 80% 이상을 해준다. 승규도 마찬가지다. 전북은 워낙 스쿼드가 좋다. 이동국 빼고 다 메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감독의 예상은 빗나갔다. 전북은 두터운 선수층으로 이동국의 공백마저 메웠다. 주인공은 카이오였다. 카이오는 0-0으로 맞선 후반 24분 이재명의 크로스를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강하게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을 바꿔 골문 구석을 노렸다.
전북은 울산전에서 리그 7호골을 터트린 카이오의 활약에 힘입어 3연승 및 8경기 무패행진(5승3무)을 질주했다. 반면 에이스들의 빈자리를 실감한 울산은 3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7위(승점 41)에 머물렀다. 스플릿의 상위그룹 마지노선인 6위 전남(승점44)과의 승점차(3점)도 줄이지 못했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