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1기에서도 '쌍용' 기성용-이청용은 그라운드의 당당한 중심이었다.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반 27분 김민우, 남태희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이청용은 김민우의 선제결승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수 실수를 틈타 중앙으로 빠르게 연결했고, 남태희가 흘린 볼을 김민우가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파라과이 골망을 갈랐다. 이 도움은 이청용의 A매치 12번째 도움이었다. 기성용은 캡틴 완장을 찼다. 선발로 나서 후반 35분 박종우(25·광저우 부리)와 교체되기 전까지 80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를 그라운드에서 100% 실현했다. 넓은 활동 반경을 앞세워 공수 모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패스는 예리하면서 힘이 넘쳤다. 상황 판단도 뛰어났다. 전진해야 할 때는 볼흐름에 몸을 맡기거나 드리블로 적진을 헤쳐나갔다. 물러서야 할때는 빼어난 완급 조절 능력을 선보였다.
슈틸리케호 무실점 첫승 직후 이청용, 기성용은 밝은 표정으로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했다. 이청용은 "솔직히 내 패스보다 민우가 잘잡고 잘찼다. 나는 태희를 보고 연결했다"고 웃었다. 이청용은 이날 승리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파라과이가 안좋았기에 승리에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 한 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3일 밖에 준비하지 않았지만 승리했다는 점에서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날 남태희 김민우 조영철 등 경험이 부족한 공격수들을 잘 이끌었다. 그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지만 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랬기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팀이 오랜만에 무실점으로 승리해서 기쁘다. 감독님도 무실점으로 이긴 것에 만족하는 듯하다"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연승을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선수들에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내게는 공격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요구했다"며 "수비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고 공격도 잘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실험적인 선발 라인업을 짠 것을 두고는 "오늘 선발로 나선 선수들이 베스트11으로 나간적이 많지 않았다. 팀이 소집된지도 얼마 안됐다"면서 "감독님의 생각이 있었다. (오늘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능력을 증명했기에 다른 선수들과 더 좋은 경쟁이 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주장 완장의 부담은 즐겼다. 기성용은 "내가 돋보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팀에 고참들이 있었기에 믿었다"면서 "주장은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자리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햇다. 계속 주장직을 이어가고 싶냐는 물음에는 "아무나 주장을 맡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발을 빼면서도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그간 경험했던 부분을 잘 살려 선후배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