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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LG, 역전 끝내기로 183일 만에 5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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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어메이징', '매직', '판타스틱', '원더풀'. 뭐든 좋다. LG 트윈스의 무서운 기세가 환상적인 승리 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엄청난 뒷심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재개된 프로야구에서 LG는 최강의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10월 3일부터 치른 6경기에서 5승1패를 거뒀다. 9개 구단 중 단연 승률 1위다. 특히 승리의 내용이 돋보인다. 최근 4연승을 포함한 5승 중에서 4번이 역전승 이었고, 3번은 짜릿한 끝내기 승리였다. 6월 초순까지 꼴찌였던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상승세다. 시즌 막판에 승률 5할에 올랐다.

9일 잠실구장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치른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7회까지 2-6으로 뒤지다 결국 연장 10회말에 터진 이진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덕분에 7대6으로 이겼다.

LG로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시즌 막판 SK 와이번스와의 피말리는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LG가 이긴다면 엄청나게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더불어 이날 이길 경우 LG는 61승61패2무가 되면서 시즌 극초반인 4월 9일(3승3패1무) 이후 183일 만에 승률 5할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더불어 시즌 마지막 홈경기라 더욱 승리에 대한 의지가 컸다.

하지만 초반 흐름은 크게 불리했다. 믿었던 외국인 선발 투수 코리 리오단이 불과 1⅓이닝 만에 5실점으로 무너졌다. 뒤를 이은 투수들도 계속 흔들려 2회에만 6점을 내주고 0-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기적의 8회'가 LG에 찾아왔다.

8회 공격에 나선 LG. 선두타자 최승준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대타 이병규(9)가 우전안타를 쳐 기회를 살렸다. LG 벤치가 대타로 내보낸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KIA 필승조인 최영필을 상대로 초구를 건드려 유격수 뒤쪽에 뜬 공을 날렸다. KIA 유격수 강한울이 잡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머리 뒤쪽에 뜬 타구였지만, 그리 처리가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LG 편이었다. 강한울이 이 타구를 끝내 잡지 못했다. 2사 1루가 될 상황이 1사 1, 2루가 됐다. 흐름은 여기서 LG쪽으로 확 넘어왔다. 오지환이 좌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정성훈이 중전안타를 날려 3-6으로 따라붙었다.

KIA 벤치는 결국 좌완투수 심동섭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마무리가 된 심동섭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첫 상대 김용의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내야안타 2개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초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올려 KIA의 반격을 막아낸 LG는 10회말에 결국 승리를 완성했다. 선두타자 박용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기회를 만들었다. 이병규(7)가 2루수 땅볼을 쳐 박용택을 3루까지 보냈다. 타석에는 이진영이 나왔다. 앞선 두 경기(6일 잠실 NC전, 7일 잠실 삼성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날린 주인공. 이날도 진가를 발휘했다. KIA 최현정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다 8구째를 가볍게 밀어쳤다. 약간 짧은 듯한 좌익수 플라이. 그러나 3루 주자 박용택이 혼신을 다해 홈으로 달려들어왔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LG가 183일 만에 승률 5할 고지에 다시 오른 순간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한 걸음 한 걸음씩 오다보니 5할까지 오는 좋은 날이 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은 선수들이 가는 길에 방향만 이끌었을 뿐인데, 선수들이 스스로 잘 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고맙다"며 LG 선수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아울러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성원을 아끼지 않은 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