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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파라과이전 출사표 '무실점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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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1기의 핵심은 '수비'였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파라과이(10일·천안), 코스타리카(14일·상암)와의 A매치 2연전을 치르기 위해 선발한 23명의 선수 중 9명을 수비수로 채웠다. 포백 기준으로 선발과 백업으로 세부 포지션을 나누고도 1명이 남는다. 전체 명단의 39%에 달하는 수치다. 현역시절 묀헨글라드바흐(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명 수비수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이 풀어낼 수비 조합에 관심이 쏠렸다.

의문은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모두 풀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6일 소집 뒤 이틀 간의 훈련 내내 수비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했다. 자상한 선생님처럼 일일이 위치, 간격을 잡아줬다. 원하는 장면이 나올때는 "굿(Good)", "나이스(Nice)"를 연발하며 엄지를 세웠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몸짓과 호통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먼저 수비진에 손을 댄 이유를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했다. 그는 9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가진 파라과이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집을 지을 때는 지붕부터 올리는 게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격언을 꺼내 들었다. "NBA에선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할 수 있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까지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수비 훈련은 내가 이 격언을 믿고 실천하는 과정이었다고 보면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 대표팀 명단을 보면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이 되어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면서 "이번 대표팀 수비라인을 신뢰한다. 파라과이전 무실점이 우리 수비라인의 안정감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무실점 승리를 선언했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공격진 구성에 대한 질문을 하자 "혹시 파라과이 대표팀에서 일하는가. 경기 전부터 팀 전술을 알고 싶어하는 게 의심스럽다"고 농을 쳤다. 그러면서 "축구는 세밀한 분석과 계획이 필요하다.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모두 계획을 세워놓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여건 내에서 최대한 준비를 했다.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 경기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오후 6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훈련 초반 15분 공개로 파라과이전 대비를 모두 마무리 했다.

한편, 빅토르 헤네스 파라과이 대표팀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가 좋은 팀이지만, 최근에는 좋은 제공권 능력도 선보였다"며 "한국전을 다가오는 2015년 코파아메리카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잘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