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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도 막지 못한 열정, 트리니다드의 감동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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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 꿈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다.

사연은 이렇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대표팀은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 여자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 대회는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예선을 겸해 치러지는 대회이자 대륙간 여자 대회급 규모다. 때문에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 대표팀의 출전 의지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미국 댈러스 전지훈련에 나선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자금난으로 식사 조차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다. 결국 랜디 월드럼 감독이 직접 나섰다. 그는 9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와달라.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는 단돈 500달러(약 55만원)만 쥐어주고 우리를 미국으로 보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차편 뿐만 아니라 당장 훈련에 필요한 볼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축구전문웹사이트 키퍼노츠닷컴에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대표팀을 후원하겠다는 팬들의 모금 끝에 9300달러(약 997만원)의 돈이 모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대회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아이티 여자대표팀도 팔을 걷어붙였다. 경제난으로 곤궁한 처지이지만 동료의 어려움을 모른 체 하지 않았다. 이들은 각종 이벤트와 유니폼 판매 수익금 1316달러(약 141만원)을 모아 트리니다드토바고에 전액 전달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도 뒤늦게 4만달러(약 4292만원)의 자금을 모아 선수단에 전달하기로 했다.

무급으로 트리니다드토바고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월드럼 감독은 "당시엔 트위터를 사용해 알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돈이 없어 기부해달라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 선수들은 대표 선수로 경력을 쌓아도 단 1센트(10원)도 손에 쥘 수 없다.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돈이 없어 대회 우승까진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자격을 갖추고 있다. 끝까지 선수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