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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기대와 설렘 교차한 슈틸리케호 1기 소집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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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찬공기가 느껴지는 아침, 완연한 가을 햇살 속에 태극전사들의 가슴 속엔 설렘이 꽃을 피웠다. 새롭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과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날이었다.

하루 늦게 맞춰진 소집일이었다. 당초 예고됐던 소집일은 6일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다. 국내파, 해외파가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하자며 날짜 조정을 요청했다. "국내파, 해외파 구분 없이 제로베이스에서 지켜볼 것"이라던 자신의 발언에 충실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에 이어 선수단 두 번째로 파주NFC에 도착해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새로운 여행이 시작됐다"며 기대감과 의욕을 동시에 드러냈다. 낮 12시30분 소집 직후 점심식사를 한 뒤 강당에서 간단한 시무식을 하면서 선수들과 안면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한달 간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줬던 배려심과 꼼꼼함, 열정은 파주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펼쳐낼 새로운 축구에 관심을 갖는 눈치였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새로운 감독님이 와서 새롭게 시작한다. 모든 선수들이 처음으로 돌아가서 갖는 첫 시간이다. 모두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번 2연전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이동국(35·전북) 역시 "어떤 경기력을 원하시는 지 파악하고 따라가는 게 우선이다.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해가면 빨리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타르 알사일리야 시절 슈틸리케 감독을 적장으로 만났던 김기희(25·전북)는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팀이 안 좋은 상황임에도 어떻게든 돌파하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띄었다.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전술은 4-4-2만 썼다. 슈틸리케 감독님은 스펙으로만 놓고 보면 명장이다." 능통한 독일어 구사로 '슈틸리케호 도우미' 역할이 기대되는 차두리(34·서울)는 "팀에 도움이 되고 감독님이 원하신다면 (중간다리 역할을) 기꺼이 할 것이다.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현역시절엔 워낙 유명한 선수였기에 잘 알고 있다. 어떤 스타일로 팀을 이끌고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사냥의 주인공들도 '제로베이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제의 영광이 오늘의 성공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광종호 주장이었던 장현수(23·광저우 부리)는 "경기에 뛰고 안뛰고는 감독님의 결정이다. 개인적으로 약간의 부상이 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 그라운드에 1분이라도 나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승대(23·포항) 역시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다. 압박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긴장감을 숨기지 않았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