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2)의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정규시즌 최종전인 지난 2일 2위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서 이겨 3년 만에 18번째 리그 우승을 맛봤다.
이대호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프로 입단 후 첫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11년까지 11년을 뛰었는데,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2년에 일본에 진출해 2년간 오릭스에서 뛰었는데,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프로 14년차에 첫 우승은 그에게 분명 큰 의미로 다가 올 것이다.
올시즌 이대호와 팀 우승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대호는 "운동선수라면 1등을 목표로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힘들게 치른 144경기의 성과물, 리그 우승. 하지만 이대호는 "리그 우승 팀들이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져버리면 우승의 기쁨이 없어지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실제로 그렇다.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승리해 재팬시리즈에 올라야 비로소 우승에 대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즉 소프트뱅크는 아직도 4승을 더해야 마음 속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퍼시픽리그는 2004년부터 6개팀 중에서 상위 3개팀이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소프트뱅크는 플레이오프에서 아픔이 많았다. 소프트뱅크는 2004년과 2005년에 정규시즌 1위를 하고도 재팬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2004년 플레이오프에서 세이부 라이온즈, 2005년에는 지바 롯데 마린스에 패했다. 게다가 당시 퍼시픽리그는 정규시즌 우승팀이 아닌 플레이오프 우승팀을 리그 우승팀으로 인정했다. 즉 소프트뱅크는 144경기를 치른 정규시즌에서 1위를 했지만, 4번의 승리를 추가하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이후 퍼시픽리그는 소프트뱅크의 사례를 고려해 플레이오프 시스템을 정비했다. 2006년부터 정규시즌 1위 팀에 플레이오프 제2스테이지(파이널스테이지)에서 1승을 먼저 주는 어드밴티지를 도입했고, 명칭을 클라이맥스시리즈(이하 CS)로 변경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소프트뱅크는 2010년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하고도 CS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3위로 올라 온 지바 롯데에 패했다.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도 지바 롯데에 3승4패로 밀려 재팬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음해인 2011년에는 CS에서 우승해 전년도의 아픔을 지웠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지난 10년간 CS(플레이오프 포함)에서 14승21패, 승률 4할에 그쳤다.
"144경기와 CS는 다르다"고 대부분의 감독, 코치가 말하는데, 특히 소프트뱅크에게 이 말이 무겁게 느껴진다. 소프트뱅크는 일단 CS 퍼스트스테이지에서 오릭스와 니혼햄 파이터스 중 어느 쪽이 승리하는지를 보며 파이널스테이지를 준비한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주력선수를 8일부터 추계 교육리그인 피닉스리그(일본 프로야구 12개팀과 LG, 두산, 한화, 일본 독립리그의 일부 선수 참가)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15일부터 6전4선승제로 실시되는 CS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소프트뱅크가 1년간 쌓은 1위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