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몸싸움을 벌인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과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에게 별다른 제재가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A(잉글랜드축구협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로선 제재를 내릴 생각이 없다. 이날 경기에서 무리뉴는 물론 먼저 밀친 벵거에게도 주심의 퇴장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고, FA는 주심의 판정을 존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이날 경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제재가 논의될 여지는 있다. 특히 벵거와 무리뉴의 신체 접촉이 이뤄졌고, 두 사람이 실제로 TV중계 앞에서 몸싸움을 벌인 만큼 제재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첼시와 아스널은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경기를 벌였다. 경기 초반부터 격한 파울이 난무했고, 첼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머리에 큰 충격을 입고 교체됐다. 이에 전반 19분 개리 케이힐이 깊은 태클을 가해 산체스를 쓰러트리는 등 분위기가 과열됐다.
이 같은 흐름의 정점을 찍은 것은 다름 아닌 감독들이었다. 벵거는 갑작스레 첼시 벤치로 다가가더니 무리뉴를 강하게 밀쳤다. 두 감독은 서로에게 분노가 활활 타오르는 눈빛을 쏘아보내며 한동안 대치한 끝에 황급히 달려온 주심의 제지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 후 무리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 선수에게 퇴장을 명령하라며 주심을 압박하는 것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벵거에게는 '내 벤치에서 떨어져라, 다시는 오지 말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뉴는 "아스널이야말로 로랑 코시엘니, 칼럼 체임버스, 대니 웰백이 퇴장당했어야했다"라며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벵거의 '폭력'에 대해서는 "문제 될 것 없다(no problem). 그라운드에서 이미 털어버렸다"라며 쿨하게 답했다.
벵거 역시 기자회견에서 "산체스의 부상을 염려해 가까이 다가갔을 뿐이다. 그때 무리뉴가 날 불러세웠다"라며 "솔직히 무리뉴가 뭐라고 말하는지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 후회는 없다"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벵거의 돌발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은 첼시에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벵거는 무리뉴와의 역대 맞대결에서 5무7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