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매섭다.
윤성효 부산 감독의 마음은 더욱 스산하다. 여전히 밑바닥이다. 30경기를 치른 부산은 승점 26에 그치며 강등권을 맴돌고 있다. 12팀 중 최소인 단 5승(10무14패)에 그치고 있다.
최근 반전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를 기록하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수비와 역습에 집중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해가고 있다. 경기력도 살아나고 있다. 성남을 잡은데 이어 상주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가진 포항과의 30라운드에서는 탄탄한 수비와 역습 능력을 과시하면서 0대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3경기서 단 1실점에 그쳤다. 고질병이었던 헐거운 뒷문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볍게 볼 흐름이 아니다. 강등전쟁은 촘촘히 진행되고 있다. 승점차가 3점 이내에 걸쳐 있다. 매 라운드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위치다. 진정한 승부처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33경기를 마친 뒤에는 스플릿 세상이 열린다. 1~6위가 그룹A, 7~12위가 그룹B에 포진한다. 비슷한 전력의 팀끼리 단판승부를 펼치는 스플릿에서 강등전쟁의 명암은 극명히 엇갈릴 전망이다.
윤 감독의 눈도 스플릿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스플릿부터가 승부처다." 그는 "사실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은 스쿼드이다보니 집중력에서 판가름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상주전에서는 앞서고 있다가 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진 경우"라고 짚으면서 "최근 들어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만큼 스플릿에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전 무승부를 두고는 "수비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미드필드진이 아쉬웠다. 좀 더 가다듬으면 나아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해답은 과감함이었다. 윤 감독은 "중원이나 공격진이 좀 더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며 "승점을 따는 경기가 필요하다. 집중력 등 많은 부분이 나아졌는데, 이제는 승점이 필요하다. 그게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길목을 바라보는 윤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번뜩이고 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