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실리 축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K-리그 클래식 선두 경쟁을 위한 '실리 축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대변되는 전북의 공격 축구 대신, 상황에 따라 '지키는 축구'를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5일 "시즌을 거듭할수록 부상자가 나오고, 경고 누적으로 못나오는 선수도 있고, A매치로 인해 공백도 생긴다"라며 "근본적으로 홈팬들 앞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도 이제 실리를 챙겨야 할 시기다"라고 밝혔다.
최근 전북은 위기 아닌 위기에 처했다. 성남전 승리로 7경기 무패행진(4승3무) 및 선두를 질주 중이지만, 5월 10일부터 8월 16일까지 10경기 무패행진(7승 3무)을 질주하던 때와 비교하면 경기력,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예전처럼 상대팀을 압도하지 못한다. 한 골차로 승리를 따내거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를 기록하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평온한' 겉모습과 달리 선수단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설상가상이다. 주전 선수들의 이탈 공백이 크다. 팀의 주축인 이승기 정인환 이재성 권순태가 부상 중이다. 팀 공격과 수비의 핵인 이동국과 김기희는 A대표팀에 차출된다. 중앙수비수 윌킨슨마저 호주 대표팀에 선발돼 울산전(12일)을 치를 수 없다. 베스트 11 중 7명이 나설 수 없는 상황. 최 감독은 "울산전을 포함해 몇 경기에 6~7명의 선수를 내보낼 수 없다. 매 경기에 무리가 온다. 경기마다 선수 구성이 바뀌니 조직력도 경기력도 좋아질 수 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2011년 이후 3년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최 감독이 꺼내든 전술이 '실리 축구'다. 최 감독이 이상적인 축구로 생각하는 '닥공'과는 정반대다. 최 감독은 "나는 교체 카드로 공격수를 사용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골을 더 넣으려고 무리하다 실점을 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더이상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선수들이 계속 쫓길 것 같다. 이제 좀 바뀌어야 한다"면서 "나머지 선수들로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비록 우리 경기를 못해도 이기는 모습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내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