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광현은 올시즌 후 해외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즌 중 그가 등판한 경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거 몰려들어 세밀하게 투구를 관찰했다. 메이저리그가 김광현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며 구단 동의를 조건으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풀타임 7시즌 조건도 충족시켰다.
사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김광현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더이상 없다.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점,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압도적인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 등 기술과 신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을 올시즌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소득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11월 중순 김광현과 SK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김광현이 포스팅 절차를 밟고 일정 수준의 금액만 확보된다면 SK는 'OK'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 포스팅 금액이라는 의미다. SK는 어떠한 수준의 금액이라도 무조건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SK 구단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도 걸린 문제다. 김광현에게도 포스팅 금액은 자신의 몸값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포스팅 금액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평가하는 김광현의 가치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연봉 협상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포스팅 금액을 한 푼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 밖에는 없다. 김광현은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5안타 2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3.32로 낮추며 이 부문 1위인 삼성 라이온즈 밴덴헐크(3.31)를 바짝 추격했다. 지난 8월 28일 LG 트윈스전 이후 38일만에 승수를 추가했으니 기쁨은 두 배였다.
김광현은 이제 두 경기 등판이 남아 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등판 기회가 늘어날 수 있지만, 정규시즌 등판은 두 경기가 전부다. 김광현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들이다. 남은 경기서 호투하며 승수와 평균자책점 등 각 부문을 수치를 호전시킨다면 포스팅 금액을 높일 수 있다. 사실 승수 자체는 지금 큰 의미가 없다. 평균자책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2점대 평균자책점은 물건너 갔지만, 지금의 수치를 더욱 낮춰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평가자'에게 또다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관건은 볼넷이다. 이날도 김광현은 무려 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올시즌 김광현은 무4사구 경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9이닝 평균 볼넷이 4.20개로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 21명 가운데 KIA 타이거즈 임준섭(4.44)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할6푼7리에 이르는 피안타율도 낮춰야 한다. 출루 허용이 많으니 실점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평균자책점도 치솟는 것이다. 김광현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이날 경기 후 김광현은 "4강 경쟁 중인 가운데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며 "최근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이기지 못해 많이 미안했는데 오늘은 야수들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는 등판하는 경기마다 팀이 이길 수 있는 피칭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팀이 이기려면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법. 포스팅 금액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