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잭 그레인키는 올시즌 17승8패에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임은 물론 어느 팀을 가도 부동의 1선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성적이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다저스의 2선발이다. 이는 바로 올시즌 2년 연속 사이영상과 투수로서는 좀처럼 받기 어려운 MVP를 받을 게 유력시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존재 때문이다.
더욱이 그레인키의 뒤를 잇는 3선발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어느 팀에서도 최소 2선발을 넘볼 만한 실력을 가진 투수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낯가림이 다소 심한 그레인키는 언론 노출을 꺼려하는 선수다. 심지어 이를 이유로 현지에서는 그가 커쇼와 류현진 사이에 소위 '끼어서' 활약하는 게 어울리기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그가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받아야 할 조명을 의식적으로 받지 않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정작 그레인키 본인은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레인키는 4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쇼와 류현진 사이에서 던지느라 받아야 할 관심을 못 받는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레인키는 "사실 나는 내가 대중으로부터 얼마나 관심을 받는 지 잘 모를 정도로 야구에만 집중한다"며 "그래서 그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저스의 상대 세인트루이스는 그레인키에게 두 번이나 상처를 남긴 팀이다. 그레인키는 지난 시즌 뿐만 아니라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이던 2011년에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레인키는 "플레이오프에서 야구를 한다는 거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기에는 충분한 요소다. 특히 카디널스는 두 번이나 나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시켰다. 같은 팀에 두 번이나 진다는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꼭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레인키는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디비전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선다. LA=한만성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