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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깡마른, 하지만 깡 넘치는 '공격 태권도의 진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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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20·동아대)을 가까이서 보면 두번 놀란다. 첫째는 모델 같은 몸 때문이다. 그의 신체조건은 1m83-54㎏이다. 성인남자 치고는 너무 말랐다. 그의 키는 고교 시절부터 쑥쑥 자랐다. 그는 "고교 시절 매년 7㎝씩 자랐다"고 했다. 그의 큰 키는 커다란 축복이다. 김태훈은 전세계를 통틀어 -54㎏급에서 가장 큰 선수 중 하나다. 게다가 다리가 길어 상대를 찍어누른다. 발이 상대 머리위로 넘어갈때도 있다.

두번째는 공격적 스타일이다. 김태훈은 시종 상대를 몰아붙어는 스타일이다. 깡마른 체격이지만 워낙 체력이 좋아 시작부터 쉴새없이 공격을 퍼붓는다. 전자호구의 도입과 공격적인 스타일을 표방하는 최근 태권도와 딱 맞는다. 김태훈은 "먼저 득점을 해야 편하다. 상대방을 밀어서 경고라도 얻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다. 공격적인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마른 체구 때문에 체력을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체력은 내 장점이다. 누구한테도 뒤진 적은 없다"고 했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공격적인 스타일까지, 김태훈은 현대 태권도에서 필요한 요건을 모두 지녔다. 대학 입학 후 국가대표에 처음으로 발탁된 무명의 신예는 단숨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국제무대에 알렸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면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김태훈은 '태권아이돌' 이대훈(22·용인대)와 함께 코칭스태프가 꼽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다. 김현민 코치는 "김태훈은 우리가 꼽는 금메달 0순위다. 세계대회, 아시아대회, 그랑프리까지 모두 우승하며 검증이 됐다. 아시안게임 뿐만 아니라 리우올림픽 때 더 기대가 되는 선수다. 기존에 우리선수들이 빠르고 정교한 것에 포인트를 맞췄다면 전자호구 도입 후 파워도 중요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선수가 김태훈이다. 김태훈이 이 체급에 뛰는 것은 사기에 가깝다"고 했다.

김태훈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김태훈은 3일 인천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54㎏급 결승에서 황위런(대만)을 14대3으로 꺾고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완벽한 우승이었다. 16강부터 4강까지 모조리 점수차 승리(2라운드 종료 이후 12점차 이상)로 끝낸 김태훈은 결승전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아시아에서는 더이상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제 김태훈의 시선은 리우올림픽으로 향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올림픽 출전권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스스로 "아직 최고라고 느낀 적이 없다"고 말하는 김태훈은 자신의 정점으로 리우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리우올림픽마저 제패한다면 그랜드슬램을 노려볼 수 있다. 그의 꿈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