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은 올림픽 전초전이다. 아시아무대 경험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가늠한다.
이제 인천아시안게임은 저물고 있다. 한국의 목표였던 종합 2위 달성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금메달 90개는 쉽지 않아보인다. 이제 눈을 2년 후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으로 돌려야 할 때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에 올랐다. 때문에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천 성적을 고려하면 리우에서의 좋은 성적을 전망하기 힘들다.
우선 한국의 금메달 유망 종목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사격이 대표적이다. 한국 사격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냈다. 이는 런던올림픽 금메달 3개로 연결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8개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성장세가 무서웠다. 중국은 44개의 금메달 가운데 27개를 쓸어담았다. 여기에 단체전에 치중된 금메달이라는 약점도 있다. 금메달 8개 가운데 단체전에서 4개를 따냈다. 올림픽에서는 단체전이 없다.
유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종주국 일본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며 5개의 한국을 제쳤다. 한국은 일본과의 2차례 결승전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이들과는 올림픽에서 경쟁해야 한다.
태권도의 경우에는 이란, 대만 등의 도전이 거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올림픽에서는 영국 등도 버티고 있다. 더군다나 올림픽에서는 각 국가별로 4체급밖에 나가지 못한다. 많은 메달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정 스타에게만 의존하다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수영과 체조다. 수영은 박태환의 뒤를 이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기록하지 못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따냈다. 한국 수영 전체로는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에 그쳤다. 체조 역시 마찬가지다. 양학선이 부상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양학선은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 체조도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에 그쳤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양궁과 펜싱은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양궁은 리커브에 걸린 4개의 금메달 가운데 3개를 쓸어담았다. 국제양궁연맹(WA)은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리커브 단체전 규정을 세트제로 갑자기 바꾸었다. 그럼에도 한국 양궁은 월등한 실력을 선보이며 금맥을 캤다.
펜싱도 세계 2강의 면모를 이어갔다. 12개의 금메달 가운데 8개를 독식했다. 대부분 세계 정상을 다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따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 공한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