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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북한 조직력의 비밀? 중원의 강력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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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다. 그리고 탄탄하다. 체력과 조직력도 좋다. 절대 허투루 볼 수 없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마주할 북한은 강팀이다.

북한은 지난 30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은 앞섰다. 22개의 슈팅을 날렸다. 15개인 이라크보다 많았다. 코너킥도 8-3으로 많았다. 후반 13분 이라크 수비수의 문전 앞 핸드볼 파울을 보지 못한 심판만 아니었더라면 더욱 손쉽게 승리했을 것이다.

북한의 최대 강점은 중원이다. 4-4-2 전형을 쓰는 북한은 수비 4명과 미드필더 4명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다. 중원에 직사각형 형태의 존을 형성한다. 이 존은 좀체 무너지지 않는다. 상대팀의 선수들을 존 안에 넣은 채 강력한 압박을 펼친다. 중심에는 리용직이 있다. 리용직은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패스로 북한의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저돌적인 태클과 압박으로 수비의 최일선 교두보 역할을 했다. 여기에 선수들 모두가 90분 내내 한결같이 움직일 수 있는 체력도 갖추고 있다.

박광룡의 존재도 크다. 스위스 FC바젤에서 뛰고 있는 박광룡은 1m86의 탄탄한 체구를 활용한 탁월한 볼키핑력을 보여줬다. 활동 반경도 넓다. 수비수를 달고 측면으로 빠지면서 2선 선수들의 침투를 유도한다. 찬스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성도 갖추고 있다. 프리킥 능력도 수준급이다. 이라크와의 경기에서도 골대를 1차례 강타하는 등 날카로운 프리킥을 선보였다. 한국 수비수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약점도 있다. 우선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거칠다. 한국으로서는 위험지역에서 좋은 프리킥 찬스를 얻어낼 수 있다. 여기에 좌우 풀백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특히 오버래핑의 타이밍을 혼동하는 경우가 꽤 있다. 뒷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 5경기에서 5골을 뽑아냈던 정일관이 이라크전에서 퇴장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것도 호재다. 윤정수 북한 감독은 정일관의 공백에 대해 "경기 날이 되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일관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