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인내해야 한다. 어차피 1골 싸움이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예견이었다. 맞았다. 지루했다. 전반전 슈팅수는 서울이 2, 경남이 1이었다. 최 감독은 부상이 아니면 웬만하면 전반에 교체카드를 꺼내들지 않는다. 중원에서 엇박자가 끊이지 않자 전반 41분 이상협을 빼고 고요한을 투입했다.
원정에서 무승부만해도 성공인 경남의 지연 플레이에 서울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스리백에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은 득점없이 끝이 났다.
경남이 먼저 골문을 열었다. 후반 14분이었다. 진경선이 약 30m짜리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그림같이 날아가 김용대의 키를 넘겼다. 허를 찌른 한 방이었다.
경남은 문을 꽁꽁 잠궜다. 여백이 없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지연 플레이는 계속됐다. 하지만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후반 31분 골망이 출렁였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볼을 잡은 고요한이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 모두 추가골을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더 이상 골은 없었다.
서울이 4위 등극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경남은 승점 1점에 환하게 웃었다. 서울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 일정으로 나흘 앞당겨 일전을 치렀다. 경남은 12개팀 가운데 11위, 서울은 5위다. 홈이점까지 서울이 안고 있어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경남의 '맞춤형 전략'에 발목에 잡히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서울은 10월 1일 원정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격돌한다. 홈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경남전이 재도약의 발판이었다. 최 감독은 "이번 경기에선 어떤 방식으로든 다득점, 공격적으로 나서고 싶다. 그 자신감을 이어 원정에가서 득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상대도 탄탄한 수비를 가지고 있지만, 선제 득점만 터져 준다면 우리가 원하는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이 되지 않았다.
서울은 승점 43점으로 5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 경기를 덜 치른 7위 울산(승점 40)과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하다. 사정권이다. 6위 전남의 승점은 42점이다. 5위 자리가 불안해졌다. 경남은 승점 24점을 기록하며 11위를 유지했다.
서울은 28일 호주 원정을 떠난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