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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 조 1위 16강 진출, 아슬아슬 곡예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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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의 금메달 도전, 우여곡절 속에 첫 고개는 넘었다.

한국 축구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라오스와의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대0으로 완파한 이광종호는 2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0으로 꺾었다.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8강전 상대는 B조 2위다. B조는 22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이 1위, 홍콩이 2위다. 나란히 1승1무인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이 골득실에서 앞서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최종전에서 2전 전패인 아프가니스탄, 홍콩은 1승1패인 방글라데시와 격돌한다.

한국 축구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마지막 환희였다. 이후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다시 돌아 안방이다. 그러나 곡예비행을 하듯 아슬아슬하다. 16강전부터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라오스전 현실과 이상은 달라

라오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0대3, 0대4로 완패하며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반면 한국은 라오스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이 감독은 백업 멤버를 총동원했다. 골키퍼 노동건(23·수원)을 비롯해 곽해성(23·성남) 이주영(23·야마가타) 손준호(22·포항) 등이 처음으로 선발 투입됐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는 선발 진용에 없었다. 부상인 김신욱(26·울산)은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김승규(24·울산)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박주호(27·마인츠)는 후반 36분 교체출전했다.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실전이 아닌 연습경기와 흡사했다. 라오스는 사실상 11명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밀집수비를 펼쳤다. 이광종호는 이종호(22·전남) 이용재(23·나가사키) 안용우(23·전남) 문상윤(23·인천) 손준호(22·포항) 등 새로운 진용으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답답했다. 전반 41분 이종호가 골을 터트렸지만 문전에서의 엇박자는 계속됐고, 세밀함이 떨어졌다. 크로스도 초점이 없었다. 내세울 '멋'도 없는데 '만화축구'만 그리다보니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골이 전부였다.

▶윤일록의 공백, 누가 메울까

라오스전은 위기관리대응 능력의 실험대였다. 이광종호는 조별리그에서 한 명을 잃고, 한 명이 다쳤다. 둘다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축이다.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은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 '측면의 키' 윤일록(22·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오른무릎 안쪽 인대가 파열돼 대회를 접었다. 이용재가 김신욱, 문상윤이 윤일록의 대항마로 라오스전에 나섰다. 하지만 둘의 공백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용재는 둔탁한 움직임에 동료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정력도 떨어졌다. 밀집수비는 풀 수 없는 높은 벽이었다. 문상윤은 활발한 플레이로 희망은 보였다. 그러나 파괴력은 윤일록만 못했다.

후반 18분 주전인 김승대와 이재성이 투입된 후 공격이 좀 더 예리해졌다. 김승대는 후반 43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16강행을 자축했다. 김승대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트리는 탁월한 결정력을 자랑했다.

▶16강부터는 '모아니면 도'

한국은 25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6강전을 치른다. '모 아니면 도'다. 승리하면 전진, 패하면 짐을 싸야한다. 실험은 끝났다. 이제 나흘 남았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공격력이다. 개인기에 기대해선 해답이 없다. 약속된 전술이 필요하다.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인색한 중거리 슈팅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 세트피스도 재정비해야 한다.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중원과 측면에선 패스와 크로스의 정확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제부터 만만한 상대는 없다. 얕보면 큰 코 다친다. 16강전부터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한편, A조 2위는 이날 말레이시아를 3대0으로 대파한 사우디아라비아(2승1패)가 차지했다. 화성=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